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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레이機 피격] 우크라 정부 - 반군 책임 공방 가열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우크라이나 정부는 1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사건이 분리주의 반군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도청자료 2건을 공개했다.하지만 도네츠크주 분리주의자들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은 반군에겐 상공 10㎞ 지점의 항공기를 격추할 만한 무기가 없다고 항변했다. 안드레이 푸르긴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제1부총리는 “여객기는 우크라 정부군이 격추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에 따라 누가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했는지 책임소재를 놓고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우크라 정부, 반군 소행 도청자료 공개=AP 통신 등에 따르면 도청자료에는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반군 소속 대원과 러시아 정보장교등이 반군 부대가 여객기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며 나누는 대화가 담겼다.


첫 번째 도청자료에서는 ‘대령’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반군은 이날 오후 4시33분께 “비행기가 페트로파블로프스카야 광산 인근에서 격추됐다”며 “첫 번째 발견된 희생자는 민간인 여성”이라고 보고했다.

하지만 1시간만에 격추된 항공기가 민간 여객기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욕설을 내뱉은 뒤 “이 항공기는 거의 100% 민간 항공기다”라고 말했다.

탑승자 수와 무기 발견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항공기 잔해가 거리에 널려있고 좌석과 시체 토막도 있다”며 “무기는 없고 수건이나 휴지 등 민간인 물건들 뿐”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도청자료에서는 반군 사령관이 러시아군 정보장교에게 반군 부대가 항공기를 격추했다고 보고했다.

반군 사령관인 이고리 베즐레르는 “기뢰부설 부대가 항공기 한대를 격추했다”며“해당 항공기 조사와 사진을 찍기 위해 대원들이 나가있다”고 러시아 정보장교에게 알렸다.

한 반군 소속 대원은 “민항기인 것으로 드러났고 여성과 아이들이 가득하다”고 “도대체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우크라이나에서 뭘 하고 있었던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어쩔 방법이 없다. 지금은 전쟁상황이다”라는 짧은 답변이 돌아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도청자료를 바탕으로 반군이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의 발렌틴 날리바이첸코 국장은 “반군이 러시아 공작원에게 여객기 격추를 논의했다”며 “여러분은 이제 누가 이 잔혹하고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는지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군, 우크라 정부군 소행=이에 대해 반군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도네츠크주 분리주의자들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 세르게이 카프타라제는 우크라이나정보기관이 확보해 인터넷에 올린 전화통화 도청 자료의 신빙성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카프타라제는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반군 대원들이 그런 대화를 나눴을 리없다”며 “비전문적인 선동전의 일환”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반군들은 상공 1만m 고도의 항공기를 격추할 만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그런 미사일을 사용했더라면 무식하게 통화내용에 나온 것과 같은 대화도 나누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도 우크라 측에 격추 책임을 돌리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땅(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있었다면 이 같은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고가 난 지역의 국가가 비극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지대공 미사일 ‘부크’는?=말레이 항공 MH17기를 격추한 미사일로는 러시아제 이동식 중거리 방공시스템인 ‘부크’(Buk)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SA-11 개드플라이’로 알려진 부크는 트럭에 얹어 이동하는 형태의 대공 미사일로, 과거 동유럽 테러리스트들의 민항기 공격에 주로 이용됐다.

영국 군사분석기관 IHS제인의 더그 리처드슨 미사일ㆍ로켓 분석가에 따르면 부크는 최대 고도 22㎞에 있는 목표물까지 격추할 수 있다. 격추 당시 MH17기는 고도 10㎞ 상공에서 운항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크는 고도의 발포 기술이 요구되지만, 친러 분리주의 무장세력 중에는 SA-11에 대해 훈련 받은 러시아인 혹은 우크라인 군사 전문가들이 있어 격추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정보 관료는 블룸버그에 전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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