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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 정성근 사실상 자진사퇴 유도
-유진룡ㆍ서남수 장관 오늘 면직처리
-후임 문체부 장관 후보자 물색 중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실패’로 인한 여진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은 정 후보자에 대한 결정적 흠결을 여러 경로를 통해 전해 들은 뒤 그의 자진사퇴를 사실상 유도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이날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전날 정성근 후보자의 자진사퇴 사실을 미리 보고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정 후보자가 거취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 후보자의 여러 일과 관련해 야당 지도부도 직간접적으로 얘기했고, 여당의 새 지도부도 당의 분위기를 전달해왔다”면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위원들도 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하고 난 뒤 소감을 여러 경로로 전달했으며, 김기춘 비서실장이 이를 다 듣고 박 대통령께서 바로 판단할 수 있도록 보고를 올렸다. 그 결과가 자진사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김명수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정 후보자 처리에 시차에 대해서는 “김명수 후보자는 여러 문제가 먼저 제기됐었고, 정 후보자는 그 뒤에 (문제가 불거져) 그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선 새정치민주연합 측이 정 후보자의 사생활을 폭로하겠다고 압박한 게 정 후보자의 사퇴 결정과 박 대통령 판단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정 후보자의 사퇴 발표 불과 2시간여 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에게 제보가 들어온 여러가지 사안들이 있는데, 교문위원들이 ‘입에 담기조차 참 싫은 내용’이라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면 교문위원들도 아마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 대통령으로선 뒤늦게 정 후보자 관련 흠결을 전해듣고 급박하게 결단을 내린 것이지만, 청와대 인사시스템 상으로 이런 사안이 사전에 걸러지지 못한 데 대한 책임론은 쉽게 가라앉기 힘들 걸로 보인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유진룡 문체부 장관과 서남수 교육부 장관에게 면직을 통보했다. 전날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임명을 재가하는 것을 끝으로 박근혜정부 2기 내각 출범의 모양새를 갖춘 만큼 유진룡ㆍ서남수 장관을 유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6ㆍ13 개각’을 통해 발표한 장관(급) 후보자 8명 가운데 김명수ㆍ정성근 등 2명이 지명철회ㆍ자진사퇴 형식으로 중도낙마 했기에 2기 내각 출범 자체도 삐꺽거리게 됐다. 당장 김명수 후보자의 후임으로 지명한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가 인사청문회를 치러야 하고, 문체부 장관 후임자도 선정해야 한다.

후임 문체부 장관은 청와대가 최근 신설한 인사수석실을 통한 인물 선정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인사수석실 신설 법안이 통과됐지만, 관련 사실이 관보에 게재된 뒤 실제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르면 오는 22일께 관보에 게재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인사수석비서관으로 내정한 정진철 대전복지재단 대표도 이 즈음부터 출근하게 된다. 일각에선 후임 문체부 장관으로 모철민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등을 거론하고 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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