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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월드컵] 축구 보다 더 유연한 브라질 건축 10選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갓 지은 첨단 월드컵 경기장과 그 옆에 오밀조밀 붙어있는 천막촌. 브라질 빈부 격차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 풍경이 브라질 건축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큰 실례다. 알고보면 브라질은 현대 건축의 거장 오스카 니마이어(1907~2012년)를 낳은 나라다.

스페인에 가우디가 있다면, 브라질에는 니마이어가 있다.

니마이어는 2012년에 104세의 나이로 타계하기까지 수많은 작품을 고국의 곳곳에 남겼다. 주로 콘크리트 재료를 이용해 부드러운 곡선을 창조낸 게 그의 건축 특징이다. 그래서 니마이어는 ‘곡선의 왕’으로도 불린다. ‘건축은 얼어붙은 음악’이란 괴테의 정의를 빌어오면 니마이어의 건축은 블루스 음악 쯤 될까.
니마이어의 눈

13일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정리한 지구 반대편의 나라 브라질의 니마이어 건물 10곳을 소개한다.

‘니마이어의 눈’으로 알려진 오스카 니마이어 박물관이 단연 첫 손에 꼽힌다. 건물 전체가 눈 모양을 닮아, 상부가 부드럽게 포물선 형태로 휘어있다. 어떤 이는 여성의 엉덩이, 허벅지, 가슴선을 연상하기도 한다.
성프란시스코 교회

생전 공산주의자였던 니마이어가 기독교적 신앙심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지만, 교회와 성당 건축도 다수 남겼다. 브라질 중부의 수평선이 아름다운 도시 벨로오리존치의 팜풀라 지역 호숫가에 있는 성프란시스코 교회(1943년)가 대표적. 당시 교회 건축은 옛 고딕 양식이 주류였는데, 니마이어는 콘크리트를 이용해 곡선의 조형미를 살린 현대적 디자인을 선보였다. 교회의 연속 아치 지붕이 마치 호수에 물수제비를 뜬 듯 주변 경관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국회의사당

브라질리아 대성당(1970년)은 거대한 천정으로 유명하다. 콘크리트 천정의 거대한 푸른 색 물결 무늬가 성당에 들어서는 모든 이를 압도한다. 공중에 천사 조형 작품이 매달려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브라질 국회의사당, 여러 정부 청사는 독특한 조형미를 자랑한다. 주셀리노 쿠비체크 전 대통령의 지시로 니마이어가 설계한 국회의사당은 다른 나라 국회의사당과 비교해 매우 파격적이고 미래지향적이다. 낮고 길게 이어지는 본 건물을 지지대 삼아 돔을 올리고, 그 옆에 마치 거대한 접시를 위에 얹어놓은 듯 조형물을 올렸다. 그 사이에 기념비같은 건물을 세우고, 대지에서부터 완만하게 오를 수 있는 보행로를 보태 시민들이 건물 상부로 진입할 수 있게 했다.
상파울루 코판

리우데자네이로에 있는 교육건강부 청사는 브라질 현대화의 상징. 필로티(기둥)를 높게 올리고 선블라인드를 쳐서 무더운 브라질 날씨를 견디기 쉽도록 설계됐다.

매년 삼바축제가 펼쳐지는 리우데자네이로의 야외 경기장 삼바드롬(1984년) 역시 니마이어의 작품이다. 남북 700m 행진로를 따라 9만석의 야외 관람석이 양편으로 죽 이어져 독특하다. 축제기간에 이 경기장에는 백만 전구에 불이 켜진다. 2016년 리오 올림픽 개막식에서 각국 대표 선수들이 이 곳을 통해 입장할 예정이다.

리오의 과나바라만에 바다를 향해 툭 튀어나온 니테로이 아트센터(1996년)를 건립할 당시 니마이어는 89세였다. 100세가 넘어서도 창작열을 불태운 그는 전생애를 걸쳐 500점 이상의 디자인을 남겼다.

이번 월드컵 개막식이 열린 상파울루에서 가장 전망 좋은 빌딩으로 꼽는 코판(1952~66년)도 빼놓을 수 없다. 흡사 하나의 거대한 물결을 연상시키는 건물 외관이 최근 정치, 사회의 불안에도 브라질의 역사 발전은 도도하게 이어진다고 웅변하는 듯 하다.

상파울루 외곽의 이비라푸에라공원에 2005년 개관한 이비라푸에라 강당, 중남미 국가들의 협력을 상징하는 라틴아메리카 기념비도 상파울루에 가면 꼭 봐야할 명소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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