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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침몰] “유가족 밀착 상담시스템 필요하다”
[헤럴드경제=민상식ㆍ손수용(안산) 기자]세월호 침몰 희생자 가족의 잇단 자살 기도가 이어지면서 이들의 심리상담에 대해 더욱 체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이번 사고로 희생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가족 등에 대한 정신건강 상담과 치료는 안산 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가 지난 1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유가족이 안산이나 주변 도시에서 장례식을 치를 때부터 심리안정팀을 파견해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안산의 희생자 가족 231가구 가운데 트라우마센터 심리안정팀과 접촉한 가구는 12일 현재까지 67%(155가구)로 집계됐다.

아직 희생자 유가족의 33%(76가구)는 제대로 접촉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진도에 남아있는 실종자 가족에 대해 상담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자식을 잃은 충격이 큰 탓에 심리상담을 기피하는 부모가 많기 때문이다.

하규섭 트라우마센터장은 “사고 등으로 가족을 잃은 가족을 보면 대개 심리상담에 응하는 비율이 10~20%에 불과하다”면서 “현재는 사고 초기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많은 가족이 상담에 응하고 있다. 향후 모든 가족에 대해 심리상담을 실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문제는 일부 유가족이 계속 심리상담과 치료를 받지 않고 죄책감에 빠져 혼자만 있으려는 경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달 11일 새벽 1시께 경기 안산시 단원구 정부합동분향소 유족 대기실 인근에서 이번 사고로 아들을 잃은 A(51) 씨가 목을 매려고 시도하다 경찰에 발견됐다. A 씨는 그동안 심리안정팀의 접촉에도 심리상담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9일에도 아들을 잃은 B(44) 씨가 단원구 자택에서 약물을 과다 복용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B 씨도 심리상담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라우마센터는 가족들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안산지역 초중고 59곳에 학교별 심리상담 전문가를 배치하는 등 희생자 가족을 밀착 관찰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가족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 더욱 밀착 보호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리안정팀이 상담이라는 목적을 드러내지 않고 밥을 함께 먹는 등 유가족과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슬픔을 나누고 공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병수 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새로운 희생자가 수습될 때마다 유가족들은 충격이 더해지면서 우울감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면서 “상담사, 봉사자 등이 유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큰 도움이 된다. 심리상담을 기피하는 유가족의 고통과 슬픔을 들어주며 공감하는 시간을 늘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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