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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침몰] ‘감정적ㆍ신체적 소진상태’ 실종자 가족들, 옆에서 심리적ㆍ생활적 지지해줘야

[헤럴드경제=김재현(진도)기자]진도해역에서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호’가 사고로 침몰한 지도 어느덧 일주일째에 접어들면서 애타게 실종자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신체적ㆍ감정적 소진상태를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성 충격상황이 한번 온 뒤 계속해서 그런 충격을 받고있는 상황”이라며 “가까운 가족이나 친지 등 신뢰관계가 형성된 사람들이 찾아와 옆에서 이들은 지지해줘야 한다”고 제언한다.

22일, 세월호 침몰 일주일째 접어들면서 가족들이 모여있는 체육관에선 이제 울음소리마저 잦아들고 있다. 군데군데에서는 탈진한 가족들이 수액을 맞으며 누워 있는가 하면 가족들 중 상당수는 자리에 누운 채 멍하니 TV를 보고 있거나, 밤샘과 슬픔에 지쳐 잠든 상태다. 그 동안 작은 일이 있을 때마다 군데군데에서 터져나오던 고함소리나 통곡소리는 이제 사망자 신원 확인 자료가 등장할 때만, 그것도 해당 사망자의 가족들에게서만 한번씩 나올 뿐이다. 200~300명이 모여 있는 자리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체육관 전체가 조용하다.

강지인 세브란스 정신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사고 후 수습이 장기화 되면서 실종자 가족들이 감정적 소진상태를 겪고 있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사고 직후 급성 충격상황을 겪은 가족들은 실종상황이 계속 되면서 끝없이 그 충격을 받고있는 상황”이라며 “이들이 겪는 고통과 반응은 현재 병적인 반응이라거나 정신과 질환으로 볼 수는 없다. 부모ㆍ가족으로서 느끼는 어마어마한 충격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들이 경험하고 있는 충격과 상실감, 그리고 가족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무력감, 자책감은 누군가가 위로해주거나, 심리치료를 해준다고 해서 쉽게 풀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어머니, 이모등 정말 심리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이 주변에 내려가 이들에게 무한한 심리적인 지지를 해주는 것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인들이 찾아와 함께 손을 잡아주고 일상 생활이나 이곳 생활에 대한 담소를 나누고 가거나, 수녀나 스님, 목사님등 종교인들과 함께 둘러앉아 얘기하고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의 경우 조금씩 활기를 얻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강 교수는 “심리적인 부분도 크지만, 식사나 수면등 일상생활에 대한 보살핌도 필요한 상태다”며 “이미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쉽게 끝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심리적인 부분이나, 먹고 자는 등 일상생활을 잘 해나가도록 주변에서 도와줘야 앞으로 상황이 변할 때를 기다릴 힘도 얻고, 바른 결정을 내릴 상태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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