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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에너지 골드러시’…원유ㆍ셰일가스로 숨통 트일까
스페인이 ‘검은 황금’ 때문에 술렁이고 있다. 석유와 가스 99%를 수입해 쓸 정도로 자원빈국이었던 스페인에서 최근 새 유전이 발견되고 셰일가스 개발도 속도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원 개발에 대한 반발도 점차 거세지고 있어, 에너지 ‘골드러시’가 계속되기 위해선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26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스페인이 경기 둔화를 타개하기 위해 석유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연안 유정과 셰일가스 개발이 에너지 골드러시를 촉발시켰다”고 전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주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연안의 해저 유전 발견을 최종 확정했다. 원유 5억배럴이 매장된 대형 유전으로, 지난 2012년부터 이어진 탐사 노력의 결실이다. 앞서 발견된 발렌시아만 연안 유정과 함께 향후 원유 생산을 주도할 예정이다.

셰일가스 탐사 작업도 활발하다. 이미 탐사가 시작된 아스투리아스, 카스티야이레온을 비롯해 바스크 자치지방과 칸타브리아 등 유망 매장지로 꼽히는 스페인 북부지역이 중심이다.

이는 지난 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로 국가부도 직전까지 내몰렸던 스페인이 난국 타개를 위한 방안으로 자원 개발을 대거 허용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스페인 정부가 원유나 셰일가스를 개발하도록 승인해준 허가권은 70개에 달한다.

이에 따라 영국 유전개발업체 캐언에너지, 영국ㆍ터키계 게넬에너지 등 해외기업들이 스페인 미개발 석유 20억배럴, 가스 25억입방미터를 노리고 투자 행렬을 계속했다. 자원 탐사 허가 요구가 2012년 이래 35% 증가한 것은 이 같은 열풍을 방증한다.

이비자 연안 원유 사업에 반대하는 운동가들의 모습. [자료=이비자스포트라이트]

자원 개발사업이 이처럼 급물살을 타면서 장기 침체 중인 스페인 경제에도 훈풍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스페인의 석유 산업은 206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4.3%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성장해 일자리 25만개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31년이면 석유 소비량의 20%를 자체 생산해 충당하고, 가스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셰일가스 생산이 천연가스 의존도를 80%에서 60%로 끌어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덕택이다.

전력 구조도 비용 효율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스페인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가장 많은 댐을 보유하고 있는 수력발전 고의존 국가다. 노후 원전은 전력의 20%를 생산한다. 또 지금까지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해 풍력을 전력의 20%, 태양발전을 3% 가량으로 끌어올렸지만, 재정 축소로 이를 지속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선 환경 보호를 이유로 사업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낙관하긴 어렵다. 카나리아ㆍ발렌시아 연안 유정 일대가 모두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세계적 휴양지이기 때문이다.

발렌시아 유정과 인접한 이비자섬의 경우, 패리스 힐튼, 시에나 밀러, 케이트 모스 등 유명 톱스타들이 자원 개발 반대운동을 지지하고 나섰다. 또 카나리아 지방정부는 지난달 스페인 정부에 개발을 중지시키기 위한 주민투표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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