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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의 눈물’…원룸 임대사업자들의 곡(哭)소리가
[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기회의 땅이라 불리던 ‘세종시’에서 곡(哭)소리가 들리고 있다. 대체 대박 날 것 같던 세종시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신 골드 러시로 불리며 전국 부동산업자들을 불러 모았던 세종시. 덩달아 밭 갈아 대파나 깨를 심었던 농심(農心)도 들썩였다. 농부들은 대파, 깨, 무 밭을 갈아엎고 용도를 변경한 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원룸’을 짓기 시작했다.

세종시 정부 청사에서 차를 이용해 10분 안팎에 위치한 대평리, 평기리, 대교리, 도계리 인근에는 논, 밭을 갈아 엎고 신축 중인 원룸만 수백동이 넘는다.

이로인해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농림식품부 등이 내려왔을 때만 해도 공급부족 현상으로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원룸 보증금와 임대료는 공급 과잉현상이 나타나면서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평수 기준 4~5평(13㎡ 안팎)짜리 원룸은 한때 1000만원 보증금에, 월 임대료가 50만~60만원까지 했지만 24일 현재 500만원 보증금에 월 임대료 25만~30만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마저도 수요가 없어 임대인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세종시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작년말만 해도 방을 구하려고 오는 공무원들이 많았지만 요즘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원룸 건축을 시작한지 오래지 않아 건물이 통째로 매물로 나오는가 하면 짓다만 건물도 속출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악화일로에 있다는 것이다. ‘원룸 대란’(大亂)이 나타날 조짐이다. 세종시엔 현재 정부청사 인근 ‘첫마을’이라 불리는 행정중심복합도시2-3 생활권과 기획재정부 뒷편 1번가라 불리는 상가 인근 일부 아파트에만 입주가 돼 있는 상태다. 그러나 향후 나머지 생활권에 대거 아파트가 완공되고, 입주가 시작되면 원룸에 거주 중인 공무원 등 임차인들이 대거 아파트로 이주하게 된다. 이럴 경우 원룸의 공실률은 더 큰 폭으로 상승하고, 금융권 대출로 원룸을 지었던 건축주들은 파산에 이를 공산이 크다.

세종시 청사 인근 원룸에 거주 중인 한 공무원은 “아파트를 분양 받아 놔서 올 하반기에는 입주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슷한 사정의 공무원들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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