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슈데이터> 中 경기둔화 기침소리…글로벌 광산업계는 독감앓이
철광석 가격 올 22% 추락
대형 광산업체 주가 급락

신흥국 소비재 주가도 하락세


중국이 경기 둔화로 기침을 하자 글로벌 광산업체가 독감에 걸렸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민간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고조되면서 글로벌 경제가 또다시 휘청이는 양상이다. 지난달 중국 수출이 예상 밖으로 18.1% 급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수요에 의존하고 있는 글로벌 광산업체 주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신흥국 소비재 기업도 울상이다. 중국의 소비지출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신흥국 소비재 주가 지수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광산업체 주가 요동=10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세계 최대 광산업체 주가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글로벌 양대 광산업체인 BHP빌링턴과 리오틴토 주가는 지난 2거래일 동안 각각 4%, 5% 빠졌다. 브라질 광산에 투자한 앵글로아메리칸은 무려 7% 폭락했다.

주범은 올 들어 22% 하락한 철광석 가격이다. 중국으로 수입되는 국제 철광석 가격은 이날 18개월 만에 최저치인 t당 104.70달러로 떨어졌다. 이는 전날보다 8.3% 하락한 것으로, 하루 낙폭으로는 사상 두 번째 규모다. 중국은 세계 해상수송 철광석의 3분의 2를 소비하는 철광석 소비 대국이다.

그동안 글로벌 광산업체는 중국의 철광석 수요 증가에 장밋빛 미래를 꿈꿨다. 중국의 대형 건설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철강 수요를 맞추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들여 사업을 확장하면서 주주들을 끌어모았다. 특히 BHP와 리오틴토는 지난달 높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실제로 BMO캐피털마켓의 분석가들은 “철광석이 올해 세계 7대 광산업체가 만들어내는 세전이익의 58%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철광석 가격이 추락하면서 광산업계는 패닉 상태다. BMO의 글로벌 광산 리서치 공동대표인 토니 롭슨은 “광산업체들이 올해 말 주주들에게 더 많은 현금을 돌려줄 수 있다는 기대는 철광석 가격 강세에 기반했다”면서 “특히 BHP와 리오틴토의 경우, 철광석 가격이 t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현금배당을 삭감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광석뿐만 아니라 다른 원자재도 맥을 못췄다. 세계 경제의 선행지표 구실을 해 ‘닥터 코퍼(Dr. Copper)’로 불리는 구리 가격은 10일 t당 6608달러에 거래돼 4년래 최저치에 근접했다. 구리값은 지난 2거래일 동안 6.6% 하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회사채 거래 허용 이후 사상 첫 민간기업 디폴트(채무 불이행) 선언이 나오는 등 중국 경제 불안이 구리값 하락에 방아쇠를 당겼다”고 분석했다. 


▶신흥국 소비재 주가도 하락=중국발 경기 둔화는 일부 신흥국 소비재 기업에도 타격을 입혔다. 씨티그룹의 이머징마켓 경제 대표 데이비드 루빈은 FT에 “신흥시장에서 가까운 미래에 소비지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론을 지탱할 기본적인 근거가 없다”고 꼬집었다.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국 경기 불안이 소비 위축을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브라질과 터키의 소비재 주가 지수는 올 들어 각각 6.4%, 12.3% 하락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러시아의 소비재 및 서비스 지수는 26.6% 하락했다. 루빈은 “중앙은행이 통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자동차 등 소비재를 구입하기 위해 대출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