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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토바이 하나로 유라시아 15개국 횡단한 대학생
-건국대 이정호씨, 8개월간 유라시아 15개국 2만2800km횡단

-대학생의 꿈과 도전정신 세계인들과 나눠, 대림자동차 오토바이 지원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역사학을 전공하는 한 대학생이 세계 각국의 역사 탐방과 세계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다른 나라의 삶의 모습을 이해하고 대한민국 청년의 꿈과 도전정신을 알리기 위해 국산 오토바이크로 8개월간 유라시아대륙 15개국 횡단에 성공했다.

건국대는 이정호 학생(사학과 4년)이 지난해 5월12일 동해에서 배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출발해 한국-러시아-몽골-터키-불가리아-세르비아-헝가리-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체코-독일-이탈리아-프랑스-영국 등 17개국, 2만2800km를 혼자 오토바이크를 타고 횡단해 지난해 12월 3일 한국으로 입국하는 유라시아 대륙 월드투어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도전은 이정호 학생이 세계 문화를 탐방하고 유라시아 대륙 횡단이라는 자신의 꿈에 도전하고 대한민국 청년의 꿈과 도전정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여기에 대림자동차가 지난해 5월 ‘데이스타 250’이라는 250cc신모델 모터사이클을 지원하면서 이뤄졌다. 유라시아 횡단 월드투어를 위해 오토바이크의 뒷 좌석에 수납박스를 달고 엔진 앞부분에 범퍼를 다는 등 월드투어를 하는 데 필요한 부문이 개조됐다.

이정호씨는 2010년에도 국내 문화 유적지 탐방을 위해 대림자동차 125cc VJF-I 바이크를 타고 9~11월 60여 일간 국내 전국일주 투어를 하기도 했다. 역사에 관심이 많고 사학을 전공한 경험을 살려 문화유적지 해설가로도 활동하는 등 친화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뛰어나다.

이씨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 각 나라의 사람들과 삶의 모습을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싶어 여행을 준비했으며 대도시나 유적지 보다는 소박한 시골 마을 등을 타방하는 것이 여행의 취지에 맞기 때문에 대중교통이 아닌 개인 교통수단이 필요했고 평소에 즐겨 타고 자유롭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모터사이클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각국 현지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다른 나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토바이크 여행이 제격이라는 설명이다.

이씨는 유라시아 횡단을 위해 학교를 휴학하고 9개월 동안 시간을 쪼개 4가지 일을 동시에 하며 여행경비를 모았다. 여행을 떠나기 2개월 전 직접 만든 여행 계획서와 마케팅제안서를 들고 대림자동차의 문을 두드렸고, 바이크와 바이크 부품을 지원받았다.

이번 유라시아 월드투어는 한국-러시아-몽골-중앙아시아와 유럽을 경유하는 대장정이었다. 이 씨는 첫 해외여행을 오토바이크 횡단으로 선택한 셈이다.

오토바이크 뒷좌석 수납박스에 텐트와 캠핑장비도 싣고 잠은 주로 캠핑이나 호스텔에서 해결했다. 당초 5월12일 출발해 9월 6일 귀국 예정이던 4개월 일정은 각국의 비자문제 등으로 3개월이나 더 늘어난 12월에야 대장정이 끝났다. 귀국길에는 아프리카 튀니지와 이집트도 다녀왔다.

이씨는 “일정이 지연되면서 당초 계획했던 북미 대륙 횡단 계획을 접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유라시아 횡단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으로 몽골과 베네치아를 꼽았다.

“몽골은 수도 울란바토르 부근을 제외하면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을 찾기 힘들 정도로 대부분 흙길에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바이크로 횡단하기 정말 힘들었지만, 고된 주행 중에도 고개를 살짝 들어보면 눈앞에 펼쳐지는 대자연을 잊을 수 없다”며 “밤에 보이는 수많은 별들 또한 장관이었으며 무엇보다 여행을 도와주는 몽골사람들의 순박하고 친절한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해외여행의 1순위로 꼽을 만큼 베네치아를 꼭 가보고 싶었다”며 “작은섬들 사이에 만들어진 운하들, 섬 둘레에 있는 바다 어디를 가든 항상 아름다운 모습과 수상도시에 맞추어진 베네치아 사람들의 생활모습은 우리와 다른 점이 많아 매우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러시아 바이칼 호수 안에 있는 작은 섬에서는 바이크가 고장 나 인적도 드물고 전화도 터지지 않는 곳에서 몇 시간을 기다려 지나가는 차량의 도움을 받아 마을까지 이동하는 난관을 겪기도 했다.

몽골과 러시아 국경에서 비자가 잘못돼 다시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까지 되돌아가 경유비자를 받아 다시 러시아로 입국했던 일, 러시아 경유비자 기간 동안 바이크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비자의 날짜가 지나버려 불법체류자 상태가 된 일 등 여행에서 가장 힘든 일들은 주러시아 한국 대사관의 도움으로 겨우 해결할 수 있었다.

이 씨는 “가족들이 처음에는 배낭여행을 하는 줄 알았다가 나중에 오토바이크를 타고 유라시아를 횡단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많이 걱정하면서도 ‘하고 싶은 일을 하라’며 응원해줬다”며 “기회가 되면 북미대륙 횡단에도 도전 하겠다”고 말했다.

유라시아 횡단의 최종목적지였던 영국 런던에서 한국으로 무사히 도착한 이 씨는 이번 유라시아 횡단 이야기를 자신의 개인 블로그 (http://blog.naver.com/leejh1477)에 게재하고 있다.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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