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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곽드러나는 장성택 숙청...비자금 + 식량난, 경제난 덤터기
[헤럴드경제=한석희ㆍ신대원 기자]40년 권력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왜 숙청됐는지에 대한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경제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덤터기 씌울 희생양, 김정일의 40억달러(40조원) 가량의 비자금을 둘러싼 알력이 작용했다과 관측했다.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다시는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겠다고 했던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식량난과 경제난이 개선되지 않자 이를 빌미로 김씨왕조의 권력에 위협이 되는 장성택을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성택 숙청의 표면적인 이유로 식량난과 경제난 등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는 것이다.

전승훈 내각부총리가 지난 11일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와 흥남비료연합기업소의 예를 들면서 “장성택일당은 나라의 귀중한 자원인 석탄을 헐값으로 팔아버리는 매국행위를 감행하면서 주체비료생산기지에 우선적으로 보장하게 되여있는 석탄도 제때에 넣어주지 않았다”고 비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장성택으로 인해 ‘석탄 헐값 판매→비료 생산 차질→식량난’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의 식량난은 김정은 체제 이후에도 별다른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주민 2400만명 가운데 30%인 800만명 정도가 끼니 걱정을 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 산하 경제연구소는 북한의 연간 식량 부족량은 50~60만톤으로 아시아 23개국중 북한의 식량난이 가장 심각하다고 평가됐다.

김일성 주석이 유훈으로 “절대 내다 팔지 말라”고 한 금(金) 마저 중국에 내다팔고 있는 것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금의 해외 매각 여부는 북한 경제의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금을 본격적으로 판매한다는 것은 그만큼 돈줄이 막혔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이와함께 김정일이 운영하던 비자금이 김정은에게 제대로 승계되지 않고, 김정은의 자금줄 역시 장성택이 틀어쥐면서 갈등이 증폭됐을 가능성도 크다. 제3경제를 쥐고 있는 장성택과 측근들이 김정은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다른 곳으로 유용하는 전횡을 펼친 게 화근이 됐다는 관측이다.

장성택의 최측근으로 공개처형된 장수길 행정부 부부장은 ‘해당화’ 등 해외 식당과 북한 내 백화점 등의 운영을 통해 외화벌이를 하던 54총국을 맡고 있었으며, 한때 처형설이 나돌기도 했던 리수용 노동당 부부장은 김정일의 금고지기로 지난 2010년 설립된 조선합영투자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었다. 조선합영투자위원회는 2010년 북한의 공식 해외투자유치기관으로 설립된 곳으로 주로 ‘제3경’을 관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제1경제(내각), 제2경제(군수)와 별도로 ‘제3경제’는 해외유치자금을 내각이 운용하는 국가예산에 반영하지 않고 별도로 노동당 행정부가 관할하는 경제로 김정은의 비자금을 말한다.

한편 금매각이 장성택의 숙청의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는 추측도 있다. 장성택이 김정은에게 보고하지 않은 채 금 매각을 주도하고, 그 돈을 자신의 정치자금으로 빼돌렸다는 것이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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