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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산물 이어 채소까지…방사능 뒤통수 맞은 ‘청정 농수산물’ 제주산의 굴욕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청정 농수산물’로 이름을 떨치던 제주산이 수산물 기피, 유례없는 대풍(大豊) 등으로 때 아닌 굴욕을 겪고 있다. 수산물에 이어 월동 채소류도 가격이 급락한 것이다.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제주도 월동 채소는 과잉 생산으로 인해 가격 폭락이 예고되고 있다. 양배추와 무, 브로콜리 등 제주도가 타 지역보다 겨울철 기온이 높다는 이점을 활용해 생산하고 있는 월동 채소들이 태풍 피해 없이 자라면서 생산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채소는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서 수요가 급증하는 품목이 아니어서 가격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제주 지역의 양배추(8㎏)는 올해 도매 시세가 4000원으로, 지난해 시세인 9000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올해 제주도의 양배추 재배 면적이 1799ha로 지난해보다 7% 늘었고, 올해 작황도 좋아 생산량이 11만7000t으로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월동 무도 올해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월동 무의 시세는 지난해보다 53.5%나 떨어졌다.

당근과 콜라비, 브로콜리 등 제주 지역의 채소류 가격도 시세가 지난해보다 30~40% 가량 하락했다.

감자는 올해 재배 면적이 40% 가량 늘어나면서 생산량이 급증해, 가격이 지난해보다 70%나 급락했다.

제주산의 굴욕은 수산물부터 시작됐다.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로 인해 수산물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국내산 수산물 소비까지 위축돼, 이 같은 소비심리가 제주산 수산물의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대표적인 제주산 수산물인 갈치는 지난해보다 가격이 20%나 하락했고, 광어는 지난해보다 시세가 20% 가량 떨어졌다.

수산물 기피 현상은 완화되지 않고 있는데, 제철을 맞은 수산물들의 어획량이 더 늘어 과잉공급이 이어지고 있어 더 큰 문제다.

옥돔은 지난달 위판량이 35t으로, 지난해보다 3t 가량 늘었다. 그러나 위판액은 2억95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6600만원이 줄었다. 시세가 지난해보다 30% 가량 하락한 것이다.

우주희 롯데마트 신선식품부문장은 “수산물의 가격 하락에 이어 본격 출하를 맞은 월동 채소까지 과잉 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해 제주의 시름이 크다”라며 “어려운 제주 농가를 돕기 위해 판로 제공 및 소비촉진 행사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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