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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70년대 국가주도형…국가 수출의 절반 차지…IMF 이후 민간주도형…자원등 新사업 역점
‘종합상사 변천사’ 로 본 한국의 수출역사
우리나라 기업의 브랜드가 세계를 호령하면서 IT(정보기술)ㆍ전자ㆍ자동차,ㆍ정유 등 대부분 업종에서 수출이 활발하다. 그래도 원조 수출기업 하면 떠오르는 업종이 종합상사다.

대부분 종합상사는 수출과 불가분의 관계 속에서 출범했다. 종합상사의 변천사를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의 수출 트렌드 변화도 함께 파악할 수 있다. 그동안 국가 주도형 수출을 대표하던 종합상사가 자원 개발 등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형태는 민간 주도형으로 탈바꿈했다.

1970년대 정부에서 수출입국을 내세우면서, 가파른 경제성장 속에서 기업들의 수출도 나날이 증가했다. 종합상사들은 1970년대 소속 그룹의 수출 창구 역할을 담당했다. 때문에 각 계열사의 영업ㆍ판매 관련 지수 등 모든 ‘숫자’를 파악할 수 있었고, ‘수석 계열사’이자 사실상의 지주회사로서 지위를 누렸다.

종합상사 도입은 1973년 1차 오일 쇼크가 계기가 됐다. 당시 우리나라는 오일 쇼크 이후 세계 시장의 보호주의 장벽에 막혔다. 위기의식을 느낀 정부는 일본식 수출 종합상사를 도입, 한국형 종합무역상사 제도를 만들었다. 도입 초기 정부는 원자재ㆍ시설재에 대한 세제 감면, 외자 도입 허용, 수출 금융 등을 지원해 재벌의 참여를 유도했다.

1975년 각 기업에서 종합무역상사가 탄생한 바로 그 해, 우리나라는 최초로 수출 100억달러를 달성했다. (주)대우(현 대우인터내셔널), 럭키금성상사(현 LG상사), 삼성물산, (주)선경(현 SK네트웍스), (주)쌍용(현 GS글로벌), 현대종합상사, 효성물산(현 (주)효성) 등(이상 가나다순) 대기업 계열사들인 이른바 ‘7대 종합상사’는 해외 시장을 개척하며 연평균 10%대의 경제성장률 이끌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불어닥친 IMF 외환위기는 위태롭던 종합상사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기업들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체질을 개선하면서 해외 영업망을 갖춘 계열사들이 직접 수출에 나서는 바람에 종합상사는 더는 그룹의 자금ㆍ수출 창구 역할을 수행할 수 없었다.

2000년대 들어 (주)대우 등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국내 종합상사들은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전체 국내 전체 수출 중 ‘7대 종합상사’의 비중은 51%를 차지했던 1999년을 정점으로 해마다 하락해 ▷2007년 5.71% ▷2008년 6.58% ▷2009년 4.26%로 바닥까지 내려왔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종합상사들은 2000년대부터 수출 일변도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인력ㆍ사업 구조조정과 신사업ㆍ신시장ㆍ신제품 등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을 통해 1970~90년대 중반의 전성기 재현을 위해 애쓰고 있다.

종합상사 중 (주)대우는 ‘대우인터내셔널’로 이름을 바꿔 포스코로, (주)쌍용은 ‘GS그룹’으로, 현대종합상사는 ‘현대중공업그룹’으로 편입되며 각각 새 주인을 찾았다. 삼성물산, (주)선경, 효성물산도 그룹 내 다른 업종의 계열사와 합쳐지며 새롭게 태어나 재기의 기반을 마련했다.

종합상사들은 기존 트레이딩에 주력하면서 동시에 자원 개발, 각종 프로젝트에서 최적의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오거나이징(organizing)에 주력하며, 새로운 수출 시장을 열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은 건설부문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프로젝트 오거나이징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캐나다 온타리오 신재생 에너지 발전 사업과 멕시코 만사니요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 사업이다.

이 중 온타리오 신재생 에너지 발전 사업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총 3단계에 걸쳐 1369㎿급의 풍력ㆍ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총 사업 규모만 50억달러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상사들이 구조조정과 함께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신성장 동력 발굴에 힘쓰며 위기 탈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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