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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시리즈에서 배우는 7대 '경영 팁'
독한 성과주의+공동 목표+소통+1등주의 경계+효율+비상 시나리오+혁신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가을 대축제, 한국시리즈는 삼성의 우승으로 끝났다. 최근 3연패 위업을 달성한 삼성이나, 객관적 열세 평가를 극복하고 감탄할 정도의 저력을 보여준 두산이나 박수를 받을 만 하다. 우승 여부를 떠나 둘 다 승자다. 스포츠는 어디까지나 스포츠일 뿐이다. 승리감과 아쉬움도 잠시, 다시 내년 시즌을 향해 뛰는 게 이들의 숙명이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시리즈를 되돌아보면 경영 ‘팁’이 보인다는 것이다. 전략과 전술, 치열한 두뇌싸움과 반전 승부가 펼쳐지는 야구는 흔히 경영과 닮았다고는 하지만, 한국시리즈 일곱 게임에선 특히 기업에 교훈이 되는 스토리가 쏟아져 나왔다. 한국시리즈가 선물한 7대 경영 팁은 바로 ▷독한 성과주의 ▷공동 목표 ▷소통 ▷1등주의 경계 ▷효율 ▷비상 시나리오 ▷혁신이다. 모두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불투명한 경제상황에서 성장과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기업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기업의 과제와 관련이 큰 경영전략 아이콘이다.

막판 뒷심으로 우승은 놓쳤지만, 정규시즌 4위 답지 않게 놀라움을 선사한 두산의 저력은 ‘공동 목표(의지)’와 ‘성과주의’에서 나왔다. 최소한 4차전까지 두산 플레이는 위력적이었다.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박한이는 “솔직히 (두산이)무서웠다. 우리보다 (승리에 대한)의욕이 더 강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양준혁 해설위원도 4차전까지의 총평을 통해 “두산은 한 게임을 잘못하면 다음 게임에 나올지 장담할 수 없는 경쟁체제라서 죽을 힘을 다해 싸우는 팀”이라며 “두산은 27명 엔트리가 다 뛰는 느낌인데, 삼성은 3~4명만 뛰는 것 같다”고 했다. 삼성을 벼랑 끝에 내몬 힘이 승리에 대한 의지와 독한 성과주의에 있었던 것이다. 

박용만<왼쪽> 대한상의 회장(두산그룹 회장)과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상의 회장단회의에 앞서 야구 얘기가 나오자 활짝 웃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절박함 여부도 삼성이 코너에 몰렸었던 배경이다. 두산의 우승에 대한 절박함은 처음엔 분명 더 컸다. 두산을 가볍게 본 1등팀의 자만심이 삼성이 패배 위협을 느낀 요인 중 하나인 것은 확실하다. 삼성이 역전에 성공한 것도 1등주의 경계령을 선수들이 무장한 까닭으로 보인다.

효율성 역시 승패와 직결됐다. 삼성은 4차전까지 고작 7점을 얻었다. 경기당 잔루는 8.75개, 최악의 생산성이었다. 무사 만루, 1사 만루의 찬스를 수차례 잃었다. 주목되는 것은 나중에는 거꾸로 됐다는 것이다. 5~7차전에서는 오히려 두산이 숱한 잔루를 기록했다.

위기 극복 시나리오 역시 승자와 패자를 갈랐다. 4차전까지만 해도 해설위원들은 “두산은 A플랜에서 C, D플랜까지 동원하는 것 같은데, 삼성은 B플랜까지만 있는 것 같다”고 했다. 5~7차전에서는 상황이 반대로 됐다. 삼성은 ‘내일이 없다’는 각오로 불펜을 총동원한 반면 두산은 에이스 유희관을 아꼈고, 컨디션이 좋았던 이재우를 한번 밖에 활용하지 못했다. 두산이 5차전 이후엔 이전과 달리 욕심이 생긴 나머지, 투지가 사라지고 안정만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삼성이 대역전을 일군 것은 ‘혁신‘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승기의 반전을 변화에서 찾았다. 1번부터 5번까지 좌타자로 세우고, 새로운 포인트의 소통을 꾀하고, 정규시즌의 삼성 답지 않게 컨디션이 좋지 않은 투수는 곧바로 교체하는 변화를 모색했다.

결국 불투명한 상황에 대한 긴급 처방, 변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 비상 사태에 대한 시나리오 총동원 측면에서 삼성이 약간의 우위를 점했기에 3연패를 달성할 수 있었다는 게 중론이다.

선수들은 올해의 교훈을 기억하고 동계 훈련을 통해 팀을 정비하면 된다. 하지만 기업은 그렇지 않다. 당장의 글로벌경기 불황과 저성장시대, 각종 기업 규제와 관련해 정비할 시간은 많지 않다. 한국시리즈가 제시한 경영 팁을 곧바로 재계가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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