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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동양그룹 사장단 줄줄이 국회로…‘단골’ 4대금융지주 회장은 ‘休~’
‘뜨거운 감자’ 국감 증인 채택…올해는 누가 나오나
박대영 등 삼성 계열사 관계자 다수 채택
정몽구 회장·허창수 회장은 제외
비싼수리비 문제 수입차업체 대표도 소환
이석채 KT회장은 ‘국감도피 출장’논란




“민간기업 CEO를 불러다가 호통치는 국정감사는 지양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하지만 올해도 국감의 핵심 이슈는 역시 기업인 중 ‘누구를 부르고, 누가 오느냐’로 모아진다. 이 때문에 정작 핵심대상이 돼야 할 ‘국정’에 대한 긴장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선 이슈별로 보면 국감 핵심엔 역시 ‘지역 민원’이 놓여 있다. 세계적 기업 반열에 오른 삼성그룹도 ‘열외’가 아니다. 15일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는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피해 보상 문제와 관련해 충청권 의원의 집중적인 보상 요구 공세에 시달려야 한다. 태안 주민의 요구는 5000억원 수준인데, 삼성중공업이 주민에 제시한 지역발전기금은 3600억원 수준이다. 이 외에도 삼성 계열사 중에선 불법파견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박상범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이사, 두 차례의 불산 누출 사고가 빚어져 인명 피해가 발생한 전동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도 국감장에 나와야 한다.

‘과도한 기업 때리기’ 논란도 있었다. 재계 2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증인 채택에서 제외됐다. 민주당은 현대차 비정규직 불법파견 문제로 정 회장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한강 배수로공사 사고건에 대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증인 요구로 응수했다. 여야의 협의 과정에서 정 회장과 박 시장은 채택되지 않았다. 

“민간기업 CEO를 불러 호통치는 국정감사는 지양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올해도 국감의 핵심 이슈는 역시 기업인 중 ‘누구를 부르고, 누가 오느냐’로 모아진다. [헤럴드경제DB]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국감행을 피했다. 전경련 회장을 부르는 것은 ‘기업감사’라는 새누리당의 반대 주장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대신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국감장에 출석한다.

판매량이 늘면서 사회적 논란으로 급부상한 비싼 수입차 수리비도 이번 국감에서 처음으로 다뤄진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대표,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 브리타 제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는 국감장에서 과도하게 비싸다는 비판을 받는 수입차 수리비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검찰은 지난달 수입차의 주요 딜러사를 압수수색해 수리비 과다계상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번 국감을 계기로 수입차 수리비의 거품이 해소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 수사 중인 사안도 국감을 통해 다시 한번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된다. 국감 일정을 불과 10여일 앞두고 터진 ‘동양사태’는 그 정점을 이룰 전망이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 이승국 전 동양증권 사장에 이어 지난 10일에는 현 회장의 부인까지 ‘국감행차’에 몸을 실었다. 기업어음(CP) 발행 피해자가 5만여명에 이르는 만큼 국감장에서 확실히 짚어 재발을 막겠다는 데 여야가 한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도 증인 채택 마지막날에 증인으로 추가됐다. 효성그룹이 계열 금융사인 효성캐피탈에서 회사 임원 명의로 수십억원을 차명대출받아 유용한 혐의로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과 동일한 이유다.

지난해 국감에 불출석했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인사 중 일부는 올해도 증인 명단에 올라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등은 올해 초 각각 1000만~15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이 가운데 신동빈 회장은 11월 1일 골목상권 침해, 갑을관계 이슈 등을 이유로 또다시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정용진 부회장 등은 여야 협상 과정에서 제외됐다.

최근 법원은 국감 불출석에 대해 약식기소를 정식 재판으로 바꿔 진행하는 등 ‘엄정 처벌’ 입장을 밝히고 있어 신 회장의 증언보다는 출석 여부가 오히려 관심을 끄는 사례다.

‘국감도피 출장’ 논란도 재점화할 전망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이석채 KT 회장을 31일 출석시켜 국감 증인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회장은 28~31일 아프리카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 회장 측은 “오래전부터 계획돼 있던 출장”이라고 설명했다. 넥슨 김정주 회장 역시 ‘해외출장’ 이유 탓에 증인 채택에서 빠졌다.

또 미방위는 종편 언론사의 보도본부장을 줄줄이 증인으로 채택해두고 있어 과도한 언론 길들이기라는 주장과 국회의 정당한 언론 감시라는 논란도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가족위원회가 증인으로 채택한 오진호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대표이사(11월 6일 출석)는 청소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리그오브레전드(LOL)’ 게임 개발사인데, 야당 의원은 오 대표를 상대로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국감 단골 증인은 ‘스타크래프트’ 제작사 블리자드 관계자였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국감에 불려나오는 게임사 관계자의 얼굴도 바뀌게 된 셈이다.

반면 ‘과점 논란’으로 정치권의 관심을 끌었던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등 포털 관계사는 국감행을 피했다. 민주당 측에서 ‘포털 길들이기’에 대해 문제 제기를 강하게 한 탓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포털 측의 자정 노력이 진행 중”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국감 단골이던 4대 금융지주 회장은 올해는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대신 4대 은행장 가운데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장은 국회를 찾아야 한다. 반면 카드, 증권업계에서는 주로 관련 협회나 유관단체장이 증인으로 채택됐을 뿐 민간회사 최고경영자(CEO)는 극소수만이 증인으로 소환된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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