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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굴만큼 한글사랑도 꼭 닮았죠”
내일 한글날…한글사랑 남다른 美 록산나 · 칼라 쌍둥이 자매
美 엘파소 텍사스 주립대 재학
방문학생 자격 건국대 방문
한국힙합 노래에 푹 빠져


“ ‘이응(ㅇ)’ 발음이 제일 듣기 좋아요. ‘사랑’ ‘그냥’ 이런 단어가 아름답게 들리거든요. 글자 모양도 마치 ‘사람’을 나타낸 것 같아 예쁘게 느껴져요.”

미국 엘파소 텍사스주립대학교를 다니다가 지난 학기 건국대 방문학생 자격으로 한국에 오게 된 미국인 쌍둥이 자매 록산나(22·오른쪽)와 칼라(22) 씨의 한글 사랑이 유별나다. 한국에 살기 시작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한글을 쓰고 읽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다.

한글날을 하루 앞두고 만난 이들 자매는 “언젠가는 예쁜 한글을 타투로 새기고 싶다”고 말할 만큼 한국어 사랑에 푹 빠져 있었다.

쌍둥이 자매 중 동생인 칼라 씨는 “세종대왕이 어려운 한자 대신 배우기 쉬운 한글을 만들었다고 들었다”면서 “한국어로는 영어에는 없는 소리도 표현할 수 있다. 존댓말이 있다는 점도 새로웠다”고 말했다.

이들이 처음 한글을 접하게 된 건 한국의 힙합 노래를 좋아하면서부터다. 노래가사를 읽고 이해하기 위해 한글을 적극적으로 배우게 됐다. 


물론 에피소드도 많았다. 칼라 씨는 “택시를 타서 ‘신촌’에 가자고 했는데 기사님이 ‘신천’으로 데려다줘 당황했던 경험이 있다. 그 이후로는 더 또박또박 발음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금은 친구들과 “치맥(치킨과 맥주) 먹으러 가자”는 말을 자연스레 주고받을 만큼 한국식 줄임말에도 익숙해졌다. 경상도 출신의 친구들과 어울릴 때는 “밥 먹었나”라며 사투리 억양을 쓸 정도다.

이들은 한글에 대해 “배우면 배울수록 매력이 더 커지는 언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들 자매는 한 학기로 예정돼 있던 방문학생 기간을 한 학기 더 연장했다.

록산나와 칼라 씨에게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이번 학기가 지나면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빠른 시간 안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어 공부를 계속하는 것이다.

록산나와 칼라 씨는 “한국어를 처음 배울 때 한국 친구의 도움을 받은 것처럼 중고등학생을 가르치면서 한국에서 계속 살고 싶다”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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