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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흥국 통화 폭락…환헤지상품 불티
美 출구전략 · 셧다운 등 불확실성 확산
印尼·브라질·터키 등 환율 요동
다국적기업 리스크 최소화 조치
시티그룹 환헤지 판매 13% 증가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 우려로 신흥국 외환시장이 요동치면서 다국적기업들이 신흥국 통화가치 폭락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환헤지 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중단)과 연방준비제도(Fed)의 출구전략 등 미국발(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최근 다국적기업 사이에서 신흥국 통화 변동으로부터 보호해주는 환헤지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시티그룹의 신흥시장 환헤지 상품은 벤 버냉키 Fed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지난 5월 22일 이후 인기가 수직상승, 6월부터 현재까지 판매실적이 12∼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티그룹은 4조달러에 이르는 전체 환헤지 상품 중 40∼50%를 차지하는 신흥시장 상품의 판매를 보다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신흥국 경제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연일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인도네시아 루피아의 달러대비 환율은 16.79% 급감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 헤알과 터키 리라의 통화가치도 각각 7.43%, 11.66% 하락했다.

새 중앙은행 총재를 취임시키며 환율 방어에 안간힘을 썼던 인도의 루피도 12.49% 떨어지며 맥을 못 췄다.

신흥국 통화가치의 폭락으로 가장 큰 불똥이 튄 곳은 신흥시장 비중이 높은 다국적기업들이다. 특히 자동차ㆍ소비재ㆍ명품 등 신흥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매출 급감으로 울상이다.

프랑스 자동차기업 르노는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 폭락으로 상반기에만 2억4200만유로(약 3515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추산하고 있으며, 아디다스와 유니레버도 신흥국 경제 침체와 통화위기 때문에 3분기 판매량이 크게 위축됐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불안요인이 많아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앞으로도 쉽게 반등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 지연과 Fed 차기 의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정부의 셧다운과 디폴트(채무 불이행)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BNP파리바의 유럽 외환거래 대표 패브리스 페이머리는 “신흥시장의 변동성으로부터 방어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신흥국 환헤지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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