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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 빼주는 디톡스?…독 빼주는 디톡스!
다이어트 대세 등극 ‘해독주스’ 오해와 진실
몸안에서 독소 비우는 디톡스
식이섬유 풍부 배변활동 큰 도움
근원적 건강한 삶 영위가 목표

노폐물배출 등 일부 다이어트 기능
몸짱 만들기와 기본개념부터 달라



#1. 재수생 이모(20ㆍ여) 씨는 지난해 수험생활 동안 불어난 살을 빼기 위해 한 달가량 레몬디톡스를 시도했다. 소셜커머스에 등록된 상품을 보고 구매해 한 달 동안 섭취하면서 피부가 깨끗해지고 몸이 개운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그러나 이 씨는 디톡스 효과에 대해 만족하면서도 “다시 디톡스를 시도할 의사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살이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 대학생 곽모(24ㆍ여) 씨는 황신혜, 전혜빈 등 유명 연예인들이 레몬디톡스로 다이어트를 했다는 소식을 듣고, 1주일간 레몬디톡스에 들어갔다. 7일 동안 레몬즙과 시럽, 카옌페퍼(노폐물 배출 효과를 높여주는 매운맛 향신료) 등을 혼합한 음료만을 먹었고, 3㎏ 정도 체중을 감량했다. 기대했던 체중 감량 효과를 본 곽 씨도 “다시 디톡스를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추천하지 않는다”며 손을 내저었다. 1주일 동안 입에 맞지 않는 레몬디톡스 음료만으로 버티려니 몸이 너무 힘들었다는 이유에서다. 곽 씨는 “다이어트에는 디톡스보다 역시 소식과 꾸준한 운동이 최고”라며 소신을 바꿨다.

서울 도곡동 신세계 스타슈퍼에 최근 문을 연 ‘저스트주스 클렌즈’를 찾은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저스트주스 클렌즈’는 헤럴드에코팜이 개설한 국내 최초의 ‘클렌즈(디톡스 주스ㆍ해독주스) 바’ 다. [박해묵기자/mook@heraldcorp.com]

디톡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디톡스는 곧 다이어트라는 인식이 강조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디톡스’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디톡스 다이어트’ ‘디톡스 다이어트 식단’ ‘연예인 다이어트’ ‘레몬디톡스 다이어트’ 등의 관련 검색어가 연달아 나온다. 배너 광고에서도 ‘1일 1kg 감량? 디톡스 무료체험 신청’ ‘몸속 독소를 빼서 체중 감량’ 등 디톡스를 통해 살을 뺄 수 있다고 강조하는 다이어트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굳이 다이어트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디톡스를 시도하는 이들이라면 체중 감량 효과에 대해서도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회사원 차모(29ㆍ여) 씨는 “다이어트를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알아보다 연예인들이 많이 하는 유명한 다이어트라기에 디톡스를 시도했다”고 전했다. 해독주스로 3일 동안 디톡스를 했다는 김모(25ㆍ여) 씨도 “몸이 좀 피곤해서 디톡스를 했지만, 최근 살이 많이 쪄서 살을 빼려는 목적도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디톡스라면 다이어트가 자연히 따라오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 같은 인식에 대해 전문가들은 “디톡스를 단기간에 몸짱 만드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디톡스의 기본 개념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보완통합의학연구소 기획위원이자 가정의학전문의인 강승완 교수는 레몬디톡스 열풍에 대해 “영양 불균형이 수반되는 ‘원푸드 다이어트’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디톡스는 환경호르몬이나 중금속 등 물질적인 독소와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독소를 몸 안에서 비워내는 것”이라며 “‘비움’을 통해 삶의 근원적인 부분부터 바꿔 건강한 삶을 영위하자는 게 디톡스의 목표인데, 단지 살을 빼겠다고 레몬즙만 먹는 것은 다이어트 같은 작은 목적은 달성할 수 있겠지만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건강하게 만들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정원석 경희한방병원 교수도 “디톡스에는 원래 칼로리 제한 기능이 있고, 독소나 노폐물이 배출되기 때문에 살이 빠질 수 있다”며 “음식만으로 살이 빠지는 것은 다시 찔 수 있으니 (디톡스를 다이어트 목적만으로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시중에 출시된 주스나 음료들이 디톡스 효과를 강조하는 것에 대해서도 “독소를 빼는 원리나 성분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놓은 제품이 없고 ‘디톡스 효과가 있다’고만 주장하면서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신중히 선택해야 할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디톡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배변활동을 돕는 장내 유산균들이고, 유산균의 주 양식은 식이섬유”라며 “식이섬유를 풍부하게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디톡스 주스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도현정 기자, 김지희ㆍ홍석호 인턴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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