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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조 몽니에 발목잡힌 KB금융…‘리딩 뱅크 재탈환’ 물건너가나
2주째 임영록 회장 내정자 저지
경영 공백 속 장기전략 부재
2800만명 고객만 피해 우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발(發) ‘금융권 빅뱅’을 앞두고 KB금융이 선장을 잃은 채 장기 표류하고 있다. 임영록 KB금융 회장 내정자에 반대하는 KB금융 노동조합의 ‘몽니’ 때문이다. ‘리딩 뱅크’의 재도약을 노리는 시점에서 경영 공백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2800만 KB금융 고객에게 돌아간다.

18일 금융권 안팎에서는 ‘관치금융ㆍ낙하산 인사’에 반대하는 KB금융 노조의 임 내정자 출근 저지 투쟁이 2주째 이어지면서 최고경영자(CEO)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곧 장기 전략 부재로 이어진다.

특히 리딩 뱅크로서 KB금융의 명운이 걸린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이 오는 26일 발표될 예정이어서 어느 때보다 전사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KB금융 내부에서는 지난해 ING생명 매각 실패와 같은 실수를 두 번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의지가 강하다.

결국 임 내정자는 지난 17일부터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 인근에 별도의 사무실을 열고 KB금융의 청사진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이 우리은행을 포함해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자산운용, 우리파이낸셜 등 증권 자회사를 인수ㆍ합병(M&A)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금융 내부에서는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 내정자의 정상 업무 복귀와 노조의 전략적 투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우리금융 인수는 고사하고 기강 해이로 인한 금융사고 등 고객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을 이용하는 고객은 약 2800만명(계좌수 기준)에 달한다.

KB금융 계열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업무보고를 계기로 관치금융에 대한 일련의 의혹과 논란이 일단락됐다”면서 “투쟁 명분이 사라진 만큼 노조도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KB금융 노조의 ‘신임 회장 길들이기’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노조의 뜻이 KB금융 이사회와 경영진, 주주는 물론 금융당국에도 충분히 전달된 만큼 더 이상의 반대 투쟁은 또 다른 속내가 숨겨져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내정자는 (다음달 1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검증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노조도 정치적인 구호보다 내부 구성원의 실익을 높일 수 있는 투쟁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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