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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이재영 LH 신임 사장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취임식) 보도자료 뿌리지 말아라.”

10일 취임한 이재영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제일 먼저 지시한 업무 내용이다. 국민에 서비스하는 공기업의 CEO로 맡은바 일만 잘 수행하면 되지, 개인이 도드라질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서다.

이런 생각은 취임사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자율과 책임’이란 말을 10번이나 반복했다. 이를 두고 LH 내부에서는 앞으로 달라진 경영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자산규모 168조원, 한해 예산만 20조~30조원인 국내 최대 공기업의 새 수장이 된 이 사장은 LH를 자율과 시스템으로 이끌고 싶어 한다. 이 사장은 “문제 해결책은 그 담당자가 제일 잘 알고 있다”며 “경영진의 임무는 직원들이 마련한 해결책에 대해 지원을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나를 따르라’는 카리스마형 리더십이 아니라 ‘여러분이 맘껏 펼쳐라. 내가 지원하겠다’는 ‘코칭리더십’, 혹은 ‘민주적·수평적 리더십’이다. 이지송 전임 사장이 LH 출범 초기 강력한 추진력으로 밀어붙이던 카리스마형 리더였다면 이재영 사장은 자율과 시스템을 중시하는 정반대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다.

LH 직원들은 이 사장의 전문성과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 사장은 1957년 경남 합천 출생으로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해 30여년간 주택·국토·도시 관련 업무만 맡아왔다. 2005년 국토부 토지국장 시절 ‘부동산 실거래가’ 및 ‘주택가격 공시제도’ 업무를 도맡았고, 주택토지실장이었던 2008년엔 분양가상한제 폐지, 도시형생활주택 및 주택청약종합통장제도 도입도 추진했다. 2011년 경기도시공사 사장에 취임해서는 수원 광교신도시와 평택 고덕신도시 개발을 이끌었다.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다져놓은 인적 네트워크는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탈한 성격 탓에 위아래 선후배들과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며 신망을 쌓아왔다. 지금까지 LH가 보금자리사업 등을 두고 의견대립을 해왔던 국토교통부와 소통창구 역할을 잘 해줄 것이라 기대를 모으는 건 이 때문.

‘시스템경영’과 ‘전문성’을 내세운 이재영호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당장 올해 1만 가구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20만 가구 공급을 해야 하는 행복주택이 숙제다. 이 사장은 “공기업이라는 것은 정부의 정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만든 기관”이라며 “‘행복주택’ 사업을 LH가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130조원에 달하는 LH의 부채 감축 방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단기간 내에 부채를 획기적으로 감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사업수지와 균형을 맞추는 상태이므로 부채의 절대 규모는 줄어들지 않더라도 증가속도는 많이 떨어뜨릴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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