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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협금융, 첫 장관급 수장 임종룡 회장 취임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농협이 센지, 대통령인 내가 센지 나도 모르겠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2003년 2월 당선자 시절 역대 정부에서 실패한 농협중앙회 개혁을 두고 한 말이다. 그만큼 농협중앙회는 최고 권력기관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조직이었다.

10년 넘게 지난 지금. 경제지주와 금융지주로 나뉜 농협중앙회는 더 센 조직이 됐다. 관가에서 조직 장악력으로 따지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신동규 전 농협금융 회장도 농협중앙회의 기형적인 지배구조에 혀를 내두르고 자진 사퇴했다.

여기에 온화한 성품으로 합리적인 리더십을 가진 임종룡<사진> 전 국무총리실장(장관급)이 새로운 농협금융 회장으로 취임했다. 농협금융으로서는 출범 1년 3개월만에 맞는 세번째 회장이자 첫번째 장관급 회장이다.

임 회장은 11일 오전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에서 취임식을 열었다. 취임식 직전에는 농협중앙회 노동조합 집행부와 면담을 갖고 ‘노조 달래기’에 나섰다.


임 회장은 관료 시절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금융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를 주도한 전력이 있는 만큼 신경분리의 내실화를 다질 수 있는 인물로 손꼽힌다. 그는 또 국정과제를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1차관와 국무총리실장을 지내면서 탁월한 정책 조정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현 시점에서 농협금융에 딱 맞는 ‘맞춤형 회장’이란 평가를 내놓는다.

임 회장도 취임사에서 “금융지주 체제를 조속히, 확고하게 안정화시키는데 힘쓸 것”이라면서 “금융지주 회사의 역할과 기능이 무엇인지 성과를 통해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농협금융이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는 농협중앙회장 아래에 있는 ‘특수한 조직’이라는 점이다. 농협금융은 ‘금융지주회사법’에 적용받는 금융지주회사지만, 설립근거는 ‘농협협동조합법’에 있어 ‘옥상옥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농협금융의 지분도 농협중앙회가 100% 갖고 있다. 따라서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과 농협금융 자회사에 대해 지도와 감독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농협금융이 농협중앙회와 ‘경영 마찰’을 빚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신 전 회장이 사퇴한 이유이자 임 회장이 풀어야할 과제이다. 임 회장은 이에 대해 “대주주(농협중앙회)의 권한과 역할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또 농협법과 금융지주사법의 충돌에 대해 “운용의 묘를 살리겠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농협금융시스템의 안정화를 구축해야 될 임무도 맡고 있다. 특히 농협금융 전산(IT)부문은 전세계 해커들의 단골 타킷이 되고 있다. 임 회장은 “확고한 IT체계를 구축해 ‘믿음직한 농협금융’을 만드는 일이 제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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