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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 장기화’ 1톤 트럭 판매 급증...중고차도 ‘몸값’ 치솟아
[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과일, 채소를 팔거나 택배 등 배달 일에 주로 활용돼 불황일 수록 더 잘 팔린다는 이른 바 생계형 차량 ‘1톤 트럭’의 판매량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늘던 1톤 트럭 판매량은 작년 공급 부족으로 증가세가 한풀 꺾였으나 올해들어 다시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최근 성공적인 사업이 쉽지 않자 1톤 트럭을 처분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이 같은 폭발적인 공급증가에도 불구하고 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도 함께 크게 늘어 중고차 시장에서도 1톤 트럭의 몸값은 상승세다.

▶“기저효과?” 다시 상승세 탄 1톤 트럭 판매량= 4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올해들어 4월까지 1톤 트럭 현대차 포터의 누적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기아차 봉고 역시 14.8%나 판매가 늘어났다.

현대ㆍ기아차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국내 1톤 트럭 판매량은 지난 2008년 10만2129대에서 2009년 12만2170대, 2010년 14만239대, 2011년 15만2317대로 매년 증가하다가 지난해에만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했었다.

올해 판매가 증가한 까닭은 먼저 지난해에 비해 신차 공급량 자체가 늘었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재작년에 특근을 많이 했지만 지난해에는 특근을 거의 못했다. 그래서 판매가 줄어든 것”이라며 “올해 판매가 늘어난 것은 작년 판매량 급감에 따른 기저 효과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포터와 봉고는 지금도 2~3개월 정도 출고 대기가 지속되는 재고 없는 차량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올해 현대ㆍ기아차 특근이 작년에 비해 크게 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화된 불황으로 트럭을 이용해 장사에 나서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진 것도 어느 정도는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연말 단종을 앞두고 최근 판매가 크게 늘어난 한국지엠의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의 생산이 결국 중단될 경우 1톤 트럭의 판매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중고차 시장서도 ‘귀한 몸’, 매물 증가ㆍ감가율 하락= 이날 국내 최대 중고차 업체 SK엔카는 올해 5월까지 SK엔카 홈페이지에 등록된 매물을 조사한 결과, 현대차 포터2의 등록대수는 1만6103대, 기아차 봉고III는 1만977대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배, 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해에는 5월까지 포터2가 1만411대, 봉고III가 5529대 등록됐었다. 생계형 1톤 트럭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지난 2009년 SK엔카 홈페이지에 총 4만1185대가 등록되는 등 거래가 활발했다. 이후 2010년 3만6462대, 2011년 3만7401대로 거래가 다소 주춤하다가 지난 해부터 다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포터2는 2만4829대, 봉고III는 1만4274대가 등록돼 두 모델 모두 전년 대비 1.6배 거래가 증가했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포터2는 지난 해 SK엔카가 집계한 가장 많이 팔린 국산 중고차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단순히 등록 대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소요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감가율(신차 가격 대비 할인율) 역시 계속 줄어들고 있다. 현재 거래되고 있는 3년된 포터2 초장축 슈퍼캡 CRDi 고급형 2010년식의 감가율은 22.16%. 2011년에는 3년된 2008년식 매물의 감가율이 30.93%로 지금보다 8.8% 정도 더 싸게 거래됐었다. 포터2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만큼 시세가 보합세를 형성하며 가격 하락 정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중고차 시장에서 생계형 1톤 트럭의 거래가 활발한 것은 신차와 마찬가지로 경제불황에 따라 이동식 상점을 차리거나 은퇴 후 배달 일을 시작하는 자영업자들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서다. 중고차는 신차 보다 저렴한데다 출고 대기 기간이 없어 일을 바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많다. 또한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성공적인 창업이 쉽지 않아 1톤 트럭을 처분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져 매물 공급도 꾸준하다.

SK엔카 인터넷사업본부 박홍규 본부장은 “경제 불황이나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등이 맞물려 생계형 1톤 트럭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며 “올 상반기에도 수요와 공급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해 앞으로도 중고 트럭을 찾는 자영업자들의 발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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