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3일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대응방안과 관련, “단기적인 관점에서 자국의 이해를 최우선시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공조를 통해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2013년 한국은행 국제콘퍼런스’ 개회사를 통해 “국제공조로 선진ㆍ신흥국 모두 상생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재는 선진국의 출구전략이 동시에 진행되면 급격한 자본유출로 신흥국에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차례로 일어나더라도 변동성ㆍ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지속하면서 신흥국 경제에 부담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개별 국가 차원의 자본 유출입 대응은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엔 경제 주체들이 출구정책에 대비할 수 있는 투명하고 일관성 있는 신호를, 신흥국엔 거시건전성 강화, 구조개혁 등 경제 펀더멘털 강화를 각각 제언했다.

신용정책이 선진국의 양적완화 종료에 대한 대응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향후 선진국의 출구전략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는 경우에도 신용정책으로 경기둔화ㆍ금융불안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특히 무역금융을 확대해 국제무역이 축소하는 것을 방지하고 일시적으로 신용경색이 발생하는 금융부문은 유동성을 신축적으로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세계 경제전문가들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선진국의 출구전략에 대응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출구전략 양상이 예상 외로 복잡해질 수 있고 각국이 공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단 우려를 제기했다.

201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마스 사전트 뉴욕대 교수는 이날 글로벌 유동성을 보유하는 것이 서든스톱(Sudden Stopㆍ갑작스런 외자유입 중단) 등 유동성 위기의 대처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장-피에르 랑도 전 프랑스 중앙은행 부총재는 “출구전략이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복잡해질 수 있지만, 각국 중앙은행이 공조에 소극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조나단 오스트리 국제통화기금(IMF) 부국장은 “자본 공급국의 정책 변화(양적 완화 종료 등)가 자본 유입국이 처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이아시아 각국의 통화 가치를 절상시키거나 자산가격 상승을 불러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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