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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란 선임기자의 art&아트> 강렬한 원색 ‘현란한 공간’ 을 채우다
서울 신사동 예화랑 16일부터 최인선 초대展
해체·조합 거친 수직·수평의 색면
특유의 감각적 변주로 화폭 활주

삼라만상 오묘한 세계·경계 창출
그만의 시선 담아낸 ‘미술관 실내’



화려한 원색의 물감이 눈을 찌를 듯 아찔하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눈이 어질어질하고, 가슴이 뛴다. 빨강ㆍ파랑ㆍ노랑ㆍ녹색 등 온갖 색이 분출하듯 화폭에 점철된 그림을 선보여온 최인선(49ㆍ홍익대 교수)의 신작이다.

서울 신사동의 예화랑(대표 김방은)이 화가 최인선을 초대해 16일부터 작품전을 연다. 경쾌한 리듬감과 세련된 색의 변주를 보여주는 신작 50점이 내걸린 이번 전시는 2009년 예화랑 전시 후 4년 만에 개최되는 것으로, 작가의 서른여덟번째 개인전이기도 하다.

빛과 생명, 기쁨과 환희로 가득찬 최인선의 그림은 입체와 평면, 배경과 기물이 혼재돼 있다. 한마디로 ‘현대적 큐비즘’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출품작은 수직과 수평구조의 온갖 색면이 하늘과 바다의 수평선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 아름답고 강렬한 실내공간도 만들어낸다. 신작은 최인선 작업의 변화를 보여준다. 자연과 인간의 가장 근원적 형태의 구조 안에서 ‘해체와 조합’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구상은 추상으로, 추상은 구상으로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얼핏 추상적 풍경인 듯한 그의 회화는 종국적으론 ‘풍경적 추상’과 맞닿고 있다.

최인선의 그림은 요즘 들어 색감이 더욱 강렬해졌다.

작가는 “빛과 밝음, 환희를 좋아해 원래도 밝은 색을 많이 썼는데 무수히 많은 색이 조화를 이루며 삼라만상의 오묘한 세계와 경계를 창출하는 것에 끌린다”고 했다.

이번 개인전에는 하이라이트에 해당되는 가로 7.8m, 세로 5.6m의 ‘수직은 수평으로 그 존재감을 성취한다’는 작품도 내걸렸다. 납작한 직사각(19×70㎝)의 화폭 144개를 하나의 셀(cellㆍ세포)처럼 끝없이 이어붙인 이 강렬한 대작은 더없이 드라마틱하다. 마치 올림픽스타디움에 내걸린 만국기 조합 같다. ‘작은 것이 모여 커다란 장(場)을 만든다’는 작가의 기본철학이 함축된 작업이다.

무수히 많은 색과 세포가 하나의 공간, 하나의 완성된 주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드러낸 최인선의 그림은 서로 다른 가치의 유연한 공존을 시사한다. 추상적인 단위인 점, 선, 면이 모여 다양한 형태감을 보여주는 작품의 타이틀은 ‘미술관 실내(Museum Interior)’다. 

눈이 아찔할 정도로 쇼킹한 원색 물감을 촘촘히 붓질하며 작품이 내걸린 미술관 실내와, 응접실 소파를 뒤섞은 최인선의 유화 ‘미술관 실내-적색공간’(228×184㎝). 추상의 단위인 점, 선, 면이 모여 독특한 붉은 풍경을 이루고 있다. [사진제공=예화랑]

최인선은 세련된 ‘색채의 빛’을 입은 온갖 이미지를 특유의 감각적 변주로 화폭 위에 활주케 한다. 현실세계의 사실적 오브제는 경쾌한 붓질로 리드미컬하게 이어지며 아름다운 색채공간을 창출한다. 이는 곧 예술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미술관 실내’다.

홍익대 미대와 대학원을 나와 뉴욕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한 최인선은 상복도 많아 중앙미술대전 대상, 미술대전 우수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았다. 그의 그림은 뉴욕 소더비 및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낙찰되고 있다. 전시는 6월 20일까지. (02)542-0543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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