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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1일 1식’, ’혈액형의 진실’ 궁금하신가요?...‘사이언스 소믈리에’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일본 의사 나구모 요시노리의 책 ‘1일1식’이 인기를 끌면서 논쟁도 만만치 않다. 뇌에 영양이 공급되지 않는 1인1식은 몸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논리와 음식대사를 통해 나오는 활성산소가 노화를 촉진하기 때문에 소식이 장수의 비결이라는 등 찬반이 분분하다. 나구모 박사는 개인적 체험을 통한 효과를 다른 사람에게 권해도 될까 망설이다 노화와 관련된 연구결과인 연명유전자 발견을 보고 확신을 얻었다고 한다. 즉 식사량을 40% 줄이면 수명이 1.5배 늘어난다는 것이다.

지난해 ‘과학 한잔 하실래요?’란 과학대중서로 이름을 알린 과학전문기자 출신의 과학저술가 강석기 씨는 최근 펴낸 ‘사이언스 소믈리에’(MiD 펴냄)를 통해 칼로리 제한과 수명 연장에 관한 첨단 과학의 엎치락 뒤치락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최신 정보를 소개한다. 가장 최근의 연구결과는 2012년 9월 13일자 ‘네이처’에 실렸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노화연구소가 1987년부터 시작한 붉은털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칼로리 제한(30%) 실험 결과다. 결론은 칼로리 제한이 수명연장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즉 1인1식이나 1즙1채(한 끼에 밥, 국, 반찬 1그릇)나 별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담백한 식사를 적당량 먹는 수준의 식습관이 현재 과학으로 밝혀진 최선이다.

흥미로운 주제로 첨단 과학정보를 담고 있는 책에는 일반인이 궁금해하는 진짜 혈액형이야기도 있다. 혈액형은 A, B, O, AB형 정도로 알고 있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혈액형은 32가지나 된다. 앞으로 10~15가지 혈액형이 더 발견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혈액형이 중요한 건 어떤 혈액형이 소심하다든지 하는 심리적 측면이 아니라 질병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가령 O형은 겨울철 식중독의 주범인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 노로바이스가 O형인 사람의 당 단백질 구조를 좀더 쉽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3년 전 큰 파문을 일으켰던 미 항공우주국이 발표한 ‘비소 박테리아’는 그후 어떻게 됐을까. 2010년 12월 2일 나사는 중대발표를 예고하며 미국의 한 호수에서 DNA 같은 생체분자에서 인 대신 비소를 쓰는 박테리아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주기율표에서 비소는 인 바로 아래 놓이는 원소다. 이런 관계는 물리, 화학적으로는 특성이 비슷하지만 생체시스템에서는 비소를 인으로 착각해 생체분자를 만드는 데 쓸 경우 분자가 불안정해 곧 파괴되거나 엉뚱한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비소박테리아가 엉터리라며 과학계가 떠들썩했지만 관련자들은 침묵했다. 나사가 발표한 뒤 1년7개월이 지나서야 사이언스에 이를 반박하는 관련 논문 2편이 실렸다. 배지에 미량의 인이 포함돼 있어 이를 통해 박테리아가 증식했다는 것이다. 또 DNA에 비소가 들어있었다는 것도 비소가 DNA 골격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DNA가 침전될 때 비소 성분이 딸려 붙어 있게 됐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결국 비소박테리아는 비소를 이용해 살아가는 게 아니라 다른 생명체는 살지 못할 고농도의 비소 환경에서도 살아남은 박테리아였다.

‘아스피린 한 알이 암을 예방할 수도 있다’ ‘50년간 기다려온 힉스 입자 발견’ ’1그램에 7경원인 반물질의 진실과 오해’ ‘구미 사태의 주범’ ‘불산, 무섭지만 버릴 수 없는 이유’ 등 흥미로우면서 알아야 할 정보들이 이어진다.

‘머리가 하얗게 세는 걱정을 안해도 된다’ ’장수유전자 발견’ 등 놀라운 과학적 발견이 심심치 않게 보도되면서 일반 대중의 과학적 눈높이도 높아졌지만 그동안 과학대중서는 대중의 입맛을 충족시키지 못해왔다. 이미 알려진 지식을 반복하거나 저술자에 따라 전공분야에 치중함으로써 일반 대중이 접근하기에는 여전히 벽이 있었던게 사실이다. ‘사이언스 소믈리에’는 바로 몇달 전 연구결과까지 담아내 궁금증을 해소시켜 줄 뿐만 아니라 이를 일상의 관심사와 연결시켜 일반의 이해를 돕는다. 어려운 과학용어를 알기 쉽게 풀어 쓰고 과학에세이로는 드물게 참고문헌과 출처 등을 표기한 점도 돋보인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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