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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 틱낫한 스님이 들려주는 참 행복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현대인에게 행복은 강박처럼 여겨진다. 꼭 이뤄내야 할 목표인 양 정답을 찾기 위해 혈안이다. 행복을 얘기하는 책, 행복산업이 넘쳐나고 행복을 찾아 떠난 사람들의 얘기가 이어진다.

달라이 라마와 함께 ‘살아 있는 부처’로 칭송받는 베트남 출신의 틱낫한 스님이 5월 1일, 10년 만에 방한하면서 그의 ‘마음 챙김’의 지혜와 명상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스님은 그의 최신 저서 ‘오늘도 두려움 없이(원제 Fearㆍ김영사)’에서 행복이란 무엇인가 대신, 행복을 가로막는 강력한 적과 두려움에 대해 얘기한다. 지혜로운 가르침으로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온 아흔의 노승은 하루하루 무언가에 쫓기듯 불안하고 두려워하는 현대인들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한다. 정치적 탄압으로 조국 베트남을 떠나 프랑스로 망명할 수밖에 없었던 개인적 상흔과 70년 수행자로 살아오면서 깨달은 인생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왜 우리는 카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보지도 않는 텔레비전을 켜두며 분주해하는 걸까?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왜 그렇게 신경을 쓰고, 싫으면서도 “아니요”라고 거절 한 번 하지 못하는 걸까?

틱낫한 스님은 이는 모두 두려움 마음 때문이라고 말한다. 두려움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여러 형태로 모습을 달리해 일상을 지배하는데, 그 근저에는 모두 혼자라는 원초적 두려움이 깔려 있다. 스님은 근본은 인식하지 않고 해결하지도 못한 채 피하려고만 하기 때문에 두려움의 포로가 된다고 말한다. 스님의 해법은 ‘지금 여기’를 인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년 전에 누군가 나를 때렸다고 했을 때 기억이 저장된 과거로 돌아가 자꾸 영상을 떠올리게 되면 그때마다 계속 뺨을 맞게 되는 것이란 얘기다. 지금 이 순간에 뿌리를 잘 내려 바르게 알아차린다면 과거를 돌아봐도 마음 자세가 달라져 고통을 전환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두려움을 없애고 매 순간 삶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끄는 스님의 해법이 명상과 호흡법이다. “이런 순간이 오면 우선 알아차림의 호흡을 놓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이 화든, 좌절감이든, 두려움이든 그 존재를 부드럽게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가 불안하거나 근심하고 있다면 그때 우리는 이렇게 수행합니다. ‘숨을 들이쉬며, 나는 불안한 마음이 내 안에 있음을 안다. 숨을 내쉬며, 나는 나의 불안한 마음에 웃음을 보낸다.”(본문 중)

틱낫한 스님의 대표 명상 서적 ‘The Miracle of Mindfulness’를 한국어로 번역해 펴낸 이현주 목사의 ‘틱낫한 명상(불광출판사)’은 먹고, 걷고, 일하는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게 하는 틱낫한 명상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스님은 이 책에서 우리가 인생에서 바라는 기적이야말로 다름 아닌 바로 ‘지금 이 순간’이라고 얘기한다. 내딛는 발걸음 하나, 파란 하늘과 흰 구름, 호기심에 찬 어린아이의 눈동자가 모두 기적이다.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 있는 세계를 체험하지 못하는 것은 잡다한 생각과 걱정이 우리의 눈과 가슴을 막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틱낫한 스님은 이 책에서 마음에 평안을 주고 고요에 이르게 하는 마음 챙김 명상에 대해 들려준다. 그 출발은 무엇을 하든 온전히 거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오렌지를 먹는다고 할 때 오렌지의 맛과 향, 씹을 때의 느낌과 몸의 반응을 놓치지 않고 모두 경험하는 것이다. 흔히 오렌지를 먹을 때 한 조각을 입에 넣고는 그것을 미처 씹기도 전에 다른 조각을 넣는데, 이는 지금 오렌지를 먹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얘기다. 설거지를 하거나, 먼지를 털거나, 책장을 정리하는 등 어떤 일을 하든 해치우려 하지 않고 천천히 편안하게 그 일에 집중하면 그 일이 골칫거리라는 느낌이 사라진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명상을 해야 할까. 온전한 휴식과 맑은 정신에 다다를 수 있게 때문이라고 스님은 말한다. 명상을 통해 고요함과 청정한 기쁨을 맛보게 되면 사물을 더 넓고 밝게 보면서 자신 안에 사랑을 더 깊고 힘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스님은 일주일에 하루 정도로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마음 챙김의 날을 만들라고 권한다.

이 책은 고요한 숲의 나무와 풀, 꽃들을 살피듯 마음의 갈래를 아우르며 호흡과 명상의 첫 단계부터 깊은 단계로 물 흐르듯 인도한다.

[사진제공=BTN 불교방송]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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