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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레일 2조4000억원 상환, 기존 기득권 모두 포기 요구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올해 말까지 긴급자금 2600억원을 지원하고 금융권에 2조4000억원을 상환하기로 했다. 대신 기존 드림허브(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 이하 드림허브)의 주주간협약서를 폐기하고, 코레일이 사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새 사업 협약서로 개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출자사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 시공권(삼성물산의 랜드마크 시공권 포함)을 과감해 양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코레일은 15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드림허브 30개 출자사 총회를 열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정창영 코레일 사장은 “출자사가 상호 기득권을 양보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코레일은 드림허브와 실무 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AMC)의 경영권을 가져가기 위해 드림허브 이사회에 코레일 추천 인사를 5명으로, SH공사에도 이사추천권을 1명 부여해 민간 출자사 이사를 4명으로 줄이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AMC의 경우도 코레일이 이사 전원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사업계획 변경후 사업재개시 보상재원 마련에 최우선적으로 노력하며 서부이촌동 주민보상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함께 의결해 달라고 했다. 코레일은 이를 위해 서울시에 6월까지 서부이촌동 주민여론 수렴 및 사업성 보전 등 이행방안을 확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코레일은 민간출사자에 이같은 안에 대한 의견을 오는 21일까지 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토대로 22일 드림허브 이사회에서 합의서를 작성하고 합의가 잘 된다면 4월2일 합의서 승인을 위한 주총을 개최한다는 것이다.

주총에서 통과하면 4월4일부터 2조4000억원에 대한 차환 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4월말까지는 조직개편을 끝내 12월까지 특별대책팀에서 사업계획, 사업협약 등 전면 재개정에 들어간다.

다음은 정창영 코레일 사장 발표 전문이다.



<코레일 발표문>

안녕하십니까? 코레일 사장 정창영입니다.

코레일은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을 시행해 온 드림허브 주식회사의 25% 지분을 가진 1대 주주의 자격으로 오늘 여러분들을 이 자리에 모시게 되었습니다.

코레일은 그간 PFV의 이사로서 사업시행과 관련하여 많은 의견을 제시하였음에도 이를 반영하지 못하여 오늘날 용산개발사업 채무불이행이라는 국면을 맞이한 것에 대해 강한 책임감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미 언론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이 사업의 파국은 출자사만의 문제가 아니고 크게는 국가경제의 문제이며 작게는 서부이촌동 주민 고통을 가중시키는데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이제는 코레일이 직접 나서야 할 때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코레일 의견에 동의해 주신다면 조속한 시일내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을 정상화 시킬수 있는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아울러 사업 재개시 서부이촌동 보상이 최우선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자리는 비록 채무불이행 상태가 되었지만

이대로 손 놓고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기 보다는 사업정상화 방안을 다 함께 모색해보자는 취지로 마련한 자리입니다.

우선 이 사업이 디폴트까지 오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민간투자자 여러분들께서 사업협약서상의 계약된 약속이행을 다 하지 않아서 발생한 것임을 지적합니다.

2012년 3월까지 예정되어 있던 전환사채 2500억원이 발행되었다면 약정된 랜드마크 빌딩 계약금이 지급되었을 것이며 사업추진이 계속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몇 번의 전환사채 발행을 추진한바 있지만 아직도 하지 못한 것 아닙니까?

우정사업본부 승소금 256억원에 있어서도 PFV에서 출자사 모두가 지급보증하기로 의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코레일만이 참여하였습니다.

대한토지신탁과의 협상과정에서 추가 지급보증 요구와 AMC의 협상력 부족으로 승소금 수령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29개 출자사 중 보증능력이 있는 일부만이라도 참여하여 지급보증을 했더라면 긴급자금이 조달되어 디폴트를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총 사업비가 30조원이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코레일만의 노력과 희생으로는 불가능한 사업입니다.

출자사 모두가 협약서 정신에 따라 성실하게 약속이행을 다해야만 성공 가능한 사업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사업은 민간 PF 사업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사업구도는 돈은 코레일이 대고 사업은 민간 출자사가 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간 사업 자금의 대부분을 댄 코레일이 1년 동안 그렇게 수많은 의견을 제시해도 일방적으로 묵살당하는 사업구조가 과연 정상입니까?

코레일은 PFV에서 조달한 4조원 중 3.2조원을 지원하였으며 토지매각대금 8조원중 2.7조원은 코레일이 신용보강을 해주어 받았고, 나머지도 공사완료 시점에 받는 것으로 기간을 이연시켜 주었습니다.

코레일은 현재 토지대금 5.3조원을 받지 못한 채 토지 소유권을 이전해 준 채권자의 입장입니다.

코레일은 공기업으로서 국민의 재산을 관리하고 있는 기관입니다.

허약한 자본과 능력이 미흡한 추진 주체가 용산사업을 끌고 갈 경우 사업 중도에 발생할 어마어마한 리스크는 코레일 뿐 아니라 그 누구도 감당할 수 없을 것입니다.

현 사업계획은 부동산 경기가 최고조였던 2007년 시장 상황을 기초로 준공 전 분양률 100%를 가정하여 2.7조원의 흑자구도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같은 부동산 불경기에 114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시설을 4년 동안에 30조 넘게 분양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조차도 부정적인 견해입니다.

그리고 2010년 8월 삼성물산이 주관사 지위를 반납하면서 4.6조원의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상암 DMC, 천안 국제비지니스파크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줄줄이 무산되고 도심권 오피스 공실률 증가,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는 현 부동산 상황이 이를 반증합니다.

물론 사업성이 있다고 주장하시는 출자사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익성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여부는 시장이 판단한 것입니다.

사업추진 주체나 사업 전망 등 사업성이 불확실하다 보니 여기 계신 여러 출자사들도 추가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이고, 외부 투자유치도 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코레일은 국민의 재산을 책임지고 있는 공기업으로서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사업계획서 변경, 3조원 증자, 45.1% AMC 지분 반납 등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묵살당했습니다.

그것은 코레일이 토지대금을 받지 못한 채권자이자 최대 출자자로서 용산사업의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문제 제기를 해 왔던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디폴트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고 자칫하면 이 사업을 접어야만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오늘 코레일은 출자사 여러분께 용산사업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최선책일수는 없는 것으로서 차선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안의 핵심은 기득권 상호 양보입니다. 이 방안은 용산사업의 거품을 빼고 다이어트를 하자는 제안입니다.

그리고 사업자금 조달 주체가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안입니다.

대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리면 기존 주주간협약서를 폐기하고 새로운 사업협약서로의 전면 개정을 통하여 PFV와 AMC의 구조개편이 있어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또 Cost + Fee 공사발주방식 변경과 함께 기존시공권에 대한 과감한 양보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내용에 모든 출자사가 합의한다면 저희 코레일도 이에 상응하는 모든 리스크를 감내하겠습니다.

코레일은 금년 말까지 필요한 긴급자금 2600억원을 지원하고, 금융권에 대한 2.4조원 상환도 성실히 이행하는 등 파산을 방지하고 사업정상화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비록 지금 채무불이행이라는 상황에 맞게 되었지만 아직도 우리에게는 협상을 위한 시간이 조금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자리에 직접 나온 것은 향후 코레일이 공공기관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가지고 성실한 자세로 이 사업을 끝까지 주관하겠다는 진정성을 전달하고자 함입니다.

여러분들께서 저희 제안내용을 살펴보실 때 부디 그 진정성을 의심하지 마시고 살펴 봐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우리 30개 출자사 모두가 ‘All or Nothing’의 끝장싸움이 아니라 ‘Together we can’의 마음으로 조금씩 양보하는 지혜를 발휘한다면 현재 직면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자사 여러분들의 긍정적인 검토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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