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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공사에 도대체 무슨일이?…취임 8개월 만에 돌연 사의 표명한 이종수 SH공사, 왜?
[헤럴드경제 = 정순식 기자]지난해 5월 취임해 임기를 2년 이상 남겨둔 이종수(64) SH공사 사장이 지난 4일 돌연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져 사의 표명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와 SH공사 안팎에서는 박원순 시장의 부채 감축과 관련한 갈등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5일 SH공사에 따르면 이 사장은 전날 서울시 업무보고를 마친 직후 전격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은 공사의 채무감축과 관련한 시와의 갈등 때문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날 회의에서 박 시장은 이 사장을 포함해 본부장급들에게 부채 감축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며 연말까지 부책 3조원을 감축하라고 강하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시장은 이자리에서 공사의 매각 등 부채감축에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로 임하라며 본부장이상 간부들 전원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

앞서 박 시장은 2011년 10ㆍ26 재보궐선거 당시 임기가 끝나는 2014년 6월까지 서울시의 부채를 7조원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SH공사의 부채 감축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SH공사의 채무는 12조5882억원으로 서울시 전체 채무의 67.2%에 달한다. 최근 박 시장이 은평뉴타운 현장에 시장실을 직접 운영하면서 공격적으로 미분양 해소에 팔소매를 걷고 나선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이에 따라 박 시장은 이 사장에게 올해까지 SH공사의 채무를 9조5000억원 수준으로 줄이도록 했지만, 이 사장은 이같은 부채 감축이 현재의 부동산 경기 여건을 감안할 때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이 이날 보고 직후 사의를 표명한 것도 박 시장이 불가능한 부채 감축 공약에 매몰돼 자칫 SH공사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회의감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업무보고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서울시장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부채를 감축하라고 하는 것은 불법 편법도 묵인하겠다는 것”이라며 “과연 시장이 할 수 있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SH공사에 정통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가 진행중인 사업장들의 기본적인 고정 지출 비용만 하더라도 연내 3조원의 부채를 감축하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박 시장이 서울시의 부채감축 공약에 매몰돼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SH공사는 마곡지구 부지 매각 등을 통해 2014년까지 부채를 5조원 줄일 계획이지만, 부동산 경기 불황 여파로 부지 매각 실적이 목표치에 못미치면서 서울시와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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