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크리스마스 전날 미국 뉴욕주 웹스터에서 발생한 소방관 총기 살해 사건의 범인이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전날 집에 불을 지른 뒤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윌리엄 팽글러(62·사진)는 범행을 예고하는 쪽지를 남긴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이날 공개한 쪽지에는 ‘얼마나 많은 이웃집을 불태울 수 있는 지를 확인하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살인을 하려면 준비를 해야 한다’라는 문구가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미 언론은 스팽글러가 몇년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 재산을 소방서에 기부한 것에 불만을 품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지난 1980년 저지른 조모 살해 사건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경찰 발표에 따르면 스팽글러는 지난 24일 오전 6시께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911로 전화를 걸어 화재 신고를 했으며 인근 둔덕에 숨어 있다가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했다.

사건 당시 비번이었던 한 경찰관이 현장에 있다가 스팽글러가 쏜 총소리를 듣고대응 사격을 하면서 총격전을 벌이던중 스팽글러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스팽글러가 범행에 사용한 총이 코네티컷주 초등학교 총기 난사 참사 때 범인이 사용한 부시마스터 반자동 소총으로 드러났으나 총기 소유 허가증을 없는 그가 어떤 경로로 그것을 획득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편 CBS방송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스팽글러가 불을 지른 자택에서 그의 누나로 추정되는 유골을 발견했다. 스팽글러는 5살 위인 누나 셰릴과 같은 집에서 살고 있었으며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골이 실제로 그의 누나인지, 또 사인은 무엇인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크리스마스인 이날 웹스터에서는 숨진 소방관들에 대한 추모식이 열렸으며 소방서에는 조기가 게양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