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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독사ㆍ흉악범죄로 흉흉해진 세상…웃지못할 해프닝 잇따라
[헤럴드경제=민상식기자]지난 18일 오후 3시16분경 서울 광진소방서 상황실로 119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동생이 일주일 동안 연락이 안됩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홀로 거주하는 동생 A(42) 씨가 연락이 안된다며 형 B(48) 씨가 다급한 목소리로 신고한 것이다.

곧바로 소방서 구조대원 네 명과 광진경찰서 자양파출소 경찰 두 명이 A 씨의 거주지로 출동했다. 구조대원들은 B 씨의 동의를 얻어 A 씨의 집 창문 쇠창살을 뜯고 집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지방에 거주하는 B 씨는 일주일 전부터 동생 A 씨와 연락이 안돼 직접 서울 동생의 집으로 찾아왔다가 집 문이 잠겨있자 A 씨의 고독사를 의심한 것이다.

B 씨는 “동생이 3년 전부터 술만 마시며 살고 있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연락이 안된 적은 처음이다”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후 3시30분경 구조대원들이 쇠창살을 제거하고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검은 비닐봉지를 든 한 남성이 나타나 “지금 뭐 하시는 건가요? 왜 남의 집 창문을 뜯냐”고 소리를 질렀다.

이 남성은 집 주인 A 씨였다. A 씨가 나타나자 경찰과 소방관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형과 동생은 “왜 그동안 연락이 안됐냐”, “그렇다고 창문을 뜯으면 어떻게 하냐”며 옥신각신했다.

최근 흉악범죄와 고독사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이 같은 웃지 못할 일들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20일 새벽 1시30분경 서울 동작구에서 21세 딸이 연락이 안된다며 C(47ㆍ여) 씨가 경찰에 신고했다.

딸과 연락이 닿지않자 흉악 범죄가 자꾸 머리에 떠올라 급히 경찰에 알린 것. 약 2시간 뒤 경찰은 119 위치추적으로 홍익대 지하철역사 계단에서 술에 취해 잠든 C 씨의 딸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흉악범죄가 자주 발생하면서 ‘우리 가족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아닌가’하는 우려로 신고하는 사람이 예전보다 많아졌다”고 말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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