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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리는 김종인표 경제민주화...“선거에 이길 생각 없냐” 후폭풍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지난 8일 “기존 순환출자는 기업 자율에 맡기겠다”는 발언이 당내 후폭풍을 불러오고 있다. ‘김종인표 경제민주화’가 후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는 것. 특히 일각에선 박 후보의 이날 발언이 “경제민주화 포기선언이 아니냐”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9일 “개혁을 재벌이 자율로 해달라고 하는 게 개혁 의지가 있는 것이냐”며 “이는 세금을 깎아주면 대기업이 스스로 고용도 늘리고 투자도 할 거라는 이명박(MB) 대통령과 똑같은 생각”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후보가 주변의 모피아나 재벌 장학생들의 말만 들은 모양인데 그들의 주장이 틀린 것인지를 구분하지 못하면 경제는 아무것도 못바꾼다”면서 “경제민주화를 앞세워 중도층을 끌어오려던 계획은 이제 물건너갔다. 선거에 이길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재벌개혁 등의 경제민주화를 대선공약의 간판으로 가져갈 것인지 여부는 단순히박 후보와 공약기구 수장인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의 갈등 차원을 떠나 ‘집토끼’를 지킬지, 아니면 중도층으로의 외연확대를 강화할지 등 대선전략의 큰 틀과 직결된 사안이란 점에서 박 후보가 결국 ‘집토끼’를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인 것이다.

행추위 경제민주화추진단 소속 한 관계자도 “후보가 수정을 하더라도 내부 논의를 한 뒤에 최종 논의된 안을 말했어야지, 왜 갑자기 엇박자가 드러나게끔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전날 박 후보의 발언은 박 후보 주변의 ‘경제 브레인’에게로 불똥이 튈 조짐도 보이고 있다.

경제민주화추진단의 한 위원은 “박 후보의 어제 발언은 재계 논리의 판박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나 안종범 의원이 바람을 넣은 것 아니냐”면서 “지금 추진위원들도 부글부글하고 있다”고 당내 격앙된 분위기를 전했다.

한 쇄신파 의원도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에 적대적인 측근들의 해석을 듣지 않았겠느냐”며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은 대규모기업집단법의 핵심 중 하나인 만큼 후보가 받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와의 갈등설 한 가운데 있는 김종인 위원장은 “박 후보가 제대로 이해를 못한 것 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은 비용과는 관계가 없다”면서 “박 후보가 선거의 당사자이니 무엇이 본인에게 유리한지는, 어떻게 해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은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지난 8일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경제5단체장과의 간담회에서 “의결권 제한이나 고리를 끊기 위해 대규모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선 기업 자율에 맡기는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당내 일각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존 순환출자분에 대해 의결권을 제안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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