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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협상전문가들이 본 단일화>文은 속공 - 安은 지공 유리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ㆍ이정아 인턴기자〕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간 숨막히는 단일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협상전문가들은 문 후보는 속전솔결이, 안 후보는 시간끌기가 유리하다는 관측을 내놨다.

양측은 9일 새정치공동선언 실무팀 2차 회의를 열였다. 전날 1차 협상에서 양측은 △새정치의 필요성과 방향 △정치개혁과 정당개혁의 과제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한 연대의 방향 △새정치 실천을 위한 약속 등 4가지 의제설정에 합의했다. 문 후보 측은 “추상적인 합의”라고 했고, 안 후보 측은 “종이 한장으로 끝낼 순 없다”고 맞서고 있다. 협상 종료 시점에 대해서도 문 후보 측은 “(정책발표를 하는) 11일 전", 안 후보측은 “오래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회의를 거듭될수록 갈등 수위가 높아지는 구조와 관련, 협상전문가인 최철규 휴먼솔루션그룹 대표는 “실무협상을 오래 끌수록 안 후보의 협상력은 증가하고, 문 후보의 협상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도”라고 말했다. 단일화 룰 협상도 그만큼 지연되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양자구도에서 우위에 있는 안 후보가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싶다는 것. 1차 회의 결과가 추상적 선언에 그친 것에 대해서도 최 대표는 “안 후보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점차 요구수위를 높여가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상기 BNE글로벌협상컨설팅 대표는 안 후보 측 협상태도를 ‘가져가든지 말든지(Take it or leave it)’ 전략으로 풀이했다. ‘우리 측 제안을 전격 수용하든지, 아니면 단일화하지 말든지’식의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표면적으로 국민에게 단일화 협상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급한 민주당 내 조직분열을 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상이 지연돼 문 후보 측이 끌려가는 모습을 보일수록, 문 후보 측 조직이 분열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문 후보가 단일화를 조기에 마무리 짓기 위해 안 후보 측 제안을 전폭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최 대표는 “양측의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에 단일 화협상 자체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며 “문 후보는 정권교체를, 안 후보는 정치혁신을 우선순위에 두고 상대방에게 요구조건을 던지고 있다”고 했다.

문 후보가 단일화협상에서 “과감한 양보”를 거론하는 것도 민주당의 ‘단일화 조급증’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협상전문가들은 문 후보가 주도권을 쥐려면 끌려가지 말고,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F1 경주에서 1등과 10등의 차이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몇번 밟았느냐의 차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대선이 40여일 남은 긴박한 시점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에 끌려가면서 계속 제동이 거리면 그만큼 순위가 밀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문 후보가 하루빨리 TV토론에 임하는 것이 단일화협상에서도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방법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박 대표는 “협상테이블에서 안 후보에게 끌려가기보다, 국정경험과 정당조직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안정적 국정수행능력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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