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현대증권 노동조합은 지난 9월 현대그룹 사장단회의에서 논의됐던 노조 파괴 계획 녹취록을 공개하고 노조 탄압 행위를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또 그룹 외부에 있는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의 실체를 밝히라고 주장했다.

현대증권 노조는 7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진보정의당 의정지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9월 26일 강남 아셈타원의 한 회의실에서 열린 그룹 사장단 회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날 사장단 회의에는 이백훈 현대그룹 전략기획 1본부장, 이남용 현대그룹 전략기획 2본부장, 김현겸 현대그룹 CFO 상무, 윤경은 현대증권 각자대표 내정자, 이계천 현대저축은행 사장, 강승태 현대자산운용 사장, 장 Paul혁 현대그룹 국제금융실장(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이들의 회의는 약 1시간 30분동안 진행됐으며, 노조 파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노조는 전했다.

민경윤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자신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과 노조 집행간부들에 대한 회유와 협박 등 노조 파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담겨 있다”며 “노조 파괴 시나리오를 제시한 윤경은 사장과 현대증권, 현대그룹의 노조파괴 작전 관련자들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지적했다.

노조는 사장단 회의의 현대증권 노조 파괴 작업이 사전 작업과 현대증권 내부 직전 실행팀 구성, 노조파괴 작전 실행계획으로 나뉘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날 회의 이후 지난 9월 27일 전 직원에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명의의 이메일이 발송됐으며 김신 현대증권 사장은 취임한지 6개월 만에 사실상 경질됐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민 위원장은 회의 녹취록 입수 경위에 대해서는 “제보자 보호를 위해 밝힐 수 없지만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 후 현대그룹 대표이사와 임원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다. 또 이날 저녁 6시부터 현대증권 본사 앞에서 현대그룹의 노조 탄압에 대한 규탄과 윤경은 사장의 이사선임 저지를 위한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증권 노조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이 직접 경영하는 체제가 아니다”면서“현대그룹 이사회 등 현대그룹과 관련이 없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실상 지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 위원장은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는 현대그룹 대표이사단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라며 “임직원의 인사권은 물론 경영의사결정권마저 개입해 기업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 위원장은 윤경은 현대증권 현 각자 대표 내정자가 현대증권 홍콩현지법인을 통해 1000억~1500억원 규모의 해외 자산운용사를 인수하겠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민 위원장은 “윤경은 사장 부임 직후 싱가포르 현지법인에 엔젤펀드라는 명목으로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의 지분을 투자시키려 한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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