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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디자인포럼 2012> “건축과 디자인은 지적 체력…각박한 사회 탈출구 될 것”
건축거장 안도 다다오 특별강연
건축은 사람들 모이게 하는 것
아무리 작아도 메시지 파급력 대단

앞으로는 아시아의 시대 도래
신축건축물엔 100년 철학 담아야



“앞으로는 아시아의 시대입니다. 아시아에서 상당히 빠른 속도로 많은 건물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건축과 디자인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일본ㆍ한국ㆍ중국은 그 나름의 문화적 장점이 있는데, 이를 토대로 세계의 변화를 이끌어야 합니다,”

프로복서 출신으로, 독학으로 건축에 입문해 ‘건축의 노벨상’으로 꼽히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하면서 거장의 반열에 오른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 도쿄대 건축학과 교수. 그가 한국을 찾았다.

그는 헤럴드가 주최한 ‘Re-imagine! 헤럴드 디자인포럼 2012’에서 ‘자연을 담은 디자인’ 세션으로 디자인 거장 가운데 처음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디자인은 각박해져가는 사회의 탈출구=안도 교수는 강연 내내 ‘정신적 건강’ ‘영혼의 풍요’ 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또 자원이 사라지고 각박해져가는 현실에 대한 경고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안도 교수는 이런 현실에 대한 영혼의 안식처로 디자인을 꼽았다. 그는 건축과 디자인을 지적 체력이라고 평하면서, 이런 지적 체력이 점차 각박해져가는 사회의 탈출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안도 교수는 “전 세계 인구는 현재 73억명, 머지않아 100억명이 될 것이다. 자원ㆍ에너지ㆍ식량 부족 문제는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각박한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지적 체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안도 교수는 그러면서 “건축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교회ㆍ사찰ㆍ박물관 등 공공성이 있는 건축을 하고 싶다는 그는 “100㎡가량의 교회인데 유리가 필요없다 생각해 지은 오사카의 ‘빛의 교회’는 빛이 들어오는 모습이 감동”이라며 “아무리 작은 건축이라 해도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물 위에 있는 교회라는 생각 아래 자연과 일체가 된 모습이 소중하다고 여겨 지은 홋카이도의 ‘물의 교회’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겨울에 춥다지만, 난 그럴 때마다 참으라고 얘기한다”며 “추위를 참으면서 사람들과 함께 모이는 것도 좋은 것 아니냐.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감동하면 그게 디자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인은 최근 90세까지 살 정도로 건강하지만 결국에는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도 중요하다”며 “영화나 미술작품을 보고 감동하는 속에서 정신적으로 풍요해지고 영혼이 깊어지는데, 여기에 디자인을 관리하는 이들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도시는 모두가 공유하는 공동의 재산, 도시 재생은 100년은 유지되는 건축물로부터=안도 교수는 본 강연에 앞서 오전 7시30분부터 진행된 조찬강연회에서 국토해양부와 주요 건설사의 건축ㆍ설계 담당 임직원을 상대로 ‘Re-imagine! 헤럴드 디자인포럼 2012’ 특별조찬회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도시ㆍ건축디자인의 최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건축ㆍ설계 담당 임직원에게 다양한 조언을 쏟아냈다. 참석자도 평소 궁금하던 국내 건축계의 현안에 대한 답을 듣고자 질문을 쏟아냈다. 안도 교수는 먼저 한국 건축계의 최대 화두가 된 도시 재생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일본 도시정책의 가장 큰 실패는 집을 100㎡(30평)의 극도로 작은 공간에 세밀하기 짓다 보니 토지가 잘려나간 것”이라고 단적으로 지적했다. 이로 인해 경제성이 낮아졌고, 주거환경 또한 나빠졌다는 것.

그는 “전 세계적으로 자원과 에너지가 고갈되는 상황에서 자원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건축이 이뤄져야 한다”며 “과거부터 전해 내려오는 귀중한 건축물을 무심코 파괴해 오곤 했는데, 이를 소중하게 지켜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도시는 모두가 공유하는 공동의 재산이라는 인식 아래 한 번 지으면 100년은 유지되는 건축물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시ㆍ건축디자인을 위한 정부의 역할론에 대한 평소 철학도 제시했다.

그는 “도시를 계획하는데 공공성을 중시하는 방향 제시는 매우 중요하다”며 “민간에만 맡기면 경제성을 중시해 한 쪽으로만 치우치게 될 우려가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동차를 만들 때 차를 타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 모두를 고려해 균형잡아 만들듯이 도시 또한 조성자와 이용하는 시민을 모두 고려해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순식ㆍ백웅기 기자>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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