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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는 상처달래고…
브로드웨이작 ‘…댄스레슨’ 한국초연
고두심 섬세한 중년 내면연기 돋보여
스윙 등 춤으로 그려낸 ‘마음의 치유’


“사람들은 늙으면 사라지기 시작해…. 투명인간이 돼 버린다고.”

극 중 릴리는 누구에게도 관심받지 못하는, 나이 든 여성이다. 하지만 그런 릴리에게 춤을 가르치는 마이클은 “난 당신이 보여요. 바로 여기, 분명히 존재하고 있어요”라며 릴리에게 남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의지를 심어준다.

‘국민 엄마’ 고두심이 중년을 지나 어느덧 노년에 접어든 엄마들을 위해 치유의 연극을 펼친다. 연극 ‘여섯 주 동안 여섯 번의 댄스 레슨(댄스 레슨)’은 자신은 잊은 채 아내로, 어머니로 평생을 살아온 엄마들의 허한 마음을 달래준다.

그 매개체는 댄스.

목사 남편을 먼저 보내고 홀로 살아온 퇴직 교사 릴리와 댄스 레슨강사로 릴리를 만난 게이 남성 마이클은 6주간 6번의 댄스 레슨으로 아픔을 다독인다.

여성들을 위한 힐링 프로젝트 ‘댄스레슨’은 리처드 알피에리가 쓰고 지난 2001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초연됐다. 2003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 12개국 언어로 번역돼 20개국에서 공연됐으며, 한국에선 초연이다.

마이클 역의 지현준(오른쪽부터)과 릴리 역의 고두심, 원작자 리처드 알피에리, 연출을 담당한 김달중. [사진제공=CJ E&M]

릴리 역을 맡은 고두심은 올해로 연기 데뷔 40주년으로 5년 만에 연극무대를 밟아, 노년으로 접어드는 쓸쓸하고 흔들리는 중년의 내면을 세심하게 보여준다. 특히 이번 작품을 위해 그는 스윙ㆍ탱고ㆍ비엔나 왈츠ㆍ폭스트로트ㆍ차차차ㆍ컨템포러리 댄스 등 6개의 춤을 배웠다.

하이라이트 시연에서 왼쪽 무릎에 붕대를 감고 연기를 펼친 그는 “중ㆍ고등학교 때 고전무용을 해서 자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짧은 시간에 춤을 6가지나 연습하다 보니 무릎에 무리가 왔다”고 말했다.

고두심은 작품에 대해 “ (여성들이) 젊었을 땐 자식과 남편을 위하고 자신을 돌아보지 못한 삶을 산다”며 “여자는 작은 것으로도 감동을 받기 때문에 나를 다시 돌아보고 자신을 찾고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작품으로 생각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젊은 남성 마이클과 늙은 여성 릴리는 전혀 공통점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한 사람은 게이로, 다른 한 사람은 노인으로 사회로부터 소외된 약자들이다. 원작자 알피에리는 의도적으로 주인공을 게이와 미망인으로 설정했다. 이들은 외로운 사람들끼리 만나 치유되는 과정을 모른 채 춤을 통해 자연스런 치유 과정을 거친다.

24일 막이 오른 연극 ‘댄스 레슨’은 오는 9월 2일까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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