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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 문화올림피아드 중심에 ‘코리아’ 있다
한국 아트 프로젝트 ‘블루 크리스털 볼’ 정식 프로그램 채택
203개국 국기를 영상에 표현
올림픽 주제 최초 미디어아트

기획·작가 모두 한국인 참여
후원도 한국기업 예술도 메달감

“참신하고 아름답다” IOC 극찬
영국 전역 대형스크린서 상영


이번 런던 올림픽은 문화올림픽이다.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제전에 영국 정부는 문화예술을 살짝 얹어 ‘컬처 올림피아드’로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그중 하나가 ‘블루 크리스털 볼(Blue Crystal Ball)’이라는 현대미술 이벤트다.

눈부신 빛을 발하며 끝없이 돌아가는 크리스털 볼처럼 현대의 올림픽을 다채롭게 해석해 이를 빙글빙글 돌려가며(미디어아트의 특성은 일정 길이의 영상을 계속 돌려가며 투사하는 것) 전 세계에 보여주는 프로젝트다.

그런데 이 아트 프로젝트는 ‘메이드 인 코리아’, 즉 한국 작품이다. 한국 큐레이터가 기획하고 한국 작가가 다수 참여했으며 한국 기업이 후원했으니 말이다. 과거 이 같은 참신한 문화 이벤트를 펼치는 선진국을 바라보며 부러워만 했던 우리가 컬처 올림피아드의 주요 프로그램을 기획 제작한 것을 보면 한국도 이제 문화예술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스포츠에서만 금메달을 따는 게 아니라 문화에 있어서도 금메달감인 셈이다.

‘블루 크리스털 볼’에는 한국의 미디어아티스트 김수자 정연두 천경우(이상 3명)와 일본 중국 독일 작가 등 총 9명이 참여해 올림픽을 주제로 흥미로운 작품을 제작했다. 따라서 모두 신작이다.

이를테면 김수자는 올림픽에 참여하는 203개국 국기를 부드럽게 연결한, 35분짜리 영상작품 ‘To Breathe-Olympics’를 만들었다. 오륜기의 둥근 고리에서 착안해 각 나라 국기의 디지털 이미지를 시작과 끝이 없는 사이클로 전환시킨 이 작품은 이미지가 반투명이기 때문에 서로 잘 섞인다. 이는 올림픽이 추구하는 공존의 정신을 드러내며, 이상적인 세상에 대한 소망을 보여준다.

일본 작가 고타 에자와는 올림픽 출전 선수의 경기 장면을 숲 속, 공장지대 등 엉뚱한 풍경에 얹어 사색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중국의 차오페이는 가상 도시에서 펼쳐지는 마라톤을, 영국의 에밀리 워디올은 리듬체조 및 당구게임에 등장하는 구(球)를 포착해 이색 영상을 만들었다.

이번 ‘블루 크리스털 볼’ 프로젝트는 독립 큐레이터 이지윤 씨가 올림픽 공식 스폰서인 삼성전자로부터 “뉴미디어 시대에 맞는 첨단 미디어아트를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받고 시작됐다. 그런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올림픽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는 세계 최초다. 매우 참신하고 시대와도 잘 맞는다”며 ‘삼성 올림픽게임 미디어아트 컬렉션’을 공식 프로그램으로 채택했다. 이에 올림픽 기간에 영국 전역 22개소(거리)의 BBC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될 예정이다. 올림픽이 끝난 후에는 영국 서섹스와 맨체스터의 뮤지엄에서 전시된다. 또 스위스 로잔의 IOC 박물관에 영구 소장돼 다음 세대에게 올림픽의 가치를 심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삼성전자]

한편 19일 밤 런던의 유서 깊은 스펜서하우스(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나고 자랐던 저택)에서는 삼성전자 후원으로 제작된 이 영상작품의 IOC 헌정식과 프리뷰 시사가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IOC 및 LOCOG(런던올림픽위) 집행부 등 100여명의 인사는 “한국이 기획한 미디어아트, 아름답고 독특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영란 선임기자>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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