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김연수, “최고의 달리기를 하는 건 너무 쉬운 일, 삶도 마찬가지”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마라토너로 유명한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 특히 마라톤을 경험하는 것과 경험하지 않은 것의 차이는 인생 자체의 색깔이 다른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뭔가 인간 존재에 깊숙이 와닿는 것이 있다”고 했다.

소문난 달리기광으로, 달리기를 통해 소설 쓰는 고통 정도는 가볍게 넘어섰다는 소설가 김연수. 산문집 ‘지지 않는다는 말’(마음의숲)은 달리기를 통해 깨달은 삶의 고통과 견딞, 반복과 무덤덤, 완성과 기쁨, 세계와의 호흡 등에 대해 얘기한다.

김연수의 달리기는 스물여섯 백수의 서글픔을 달래고자 시작됐다. 처음 뛸 때는 그게 어떤 거리든 모두 똑같이 힘들다. 그러나 ‘고통이 아니라 경험에 집중’하면 시간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달리기를 끝낼 때마다 어마어마한 만족감을 느낀다. 그건 단지 계획대로 달렸기 때문이 아니다. 달리는 동안에는 나를 둘러싼 세계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는 그 사실 때문이다.”

달리기를 흔히 인생에 비유하지만 김연수의 달리기 철학은 좀더 관조적이고 3차원적이다. 매순간을 창조적 시간으로 만드는 삶의 비밀을 그는 엿본 것이다.

“최고의 삶이란 지금 여기에서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삶을 사는 것이리라. 여름에 할 수 있는 최고의 달리기란 뜨거운 햇살과 서늘한 그늘을 번갈아가며 지나가는 달리기다. 최고의 달리기를 하는 건 정말이지 너무나 쉬운 일이다. 그렇다면 최고의 삶도 마찬가지다.”

달리기 전과 후의 삶의 밀도는 그렇게 다르다.

어린 시절 온가족이 함께 떠났던 김천의 유일한 테마파크였던 ‘찌끼사’에서 있었던 일을 비롯해 혼란 속에서 보냈던 청년기, 1998년 잡지사를 그만두고 소설가가 된 이후 40대의 이야기가 달리기 속에서 새롭게 돋을새김된다.

/mee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