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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쏟아지는…음악, 춤이 되다”
9번째 대관령국제음악제 21일부터 평창서…세계적 아티스트 총집합 자연 속 클래식의 향연
피아니스트 피터 프랭클
비올리스트 막심 리자노프 등
국제적 거장들 속속 참여
김선욱·신현수 등 기대주들도 공연

정명화·경화 자매 예술감독 맡아
뮤직텐트 준공·음악교육·기부 등
일회성 아닌 음악가 배출의 장 열어


강원도 대관령에서 벌써 9번째 국제음악제가 열린다. 21일부터 8월 11일까지 강원도 평창의 알펜시아리조트를 비롯해 강원도 전역에서 열리는 ‘대관령국제음악제(The 9th Great Mountains International Music Festival & School)’는 국내 연주자뿐만 아니라 실력있는 해외 연주자도 함께 참여하는 음악축제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정명화ㆍ정경화 자매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한 사람은 첼리스트로, 다른 한 사람은 바이올리니스트로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두 사람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정명화 감독이 ‘드림팀’이라고 표현할 만큼 참가하는 아티스트의 면면도 뛰어나다. 도쿄 현악 4중주의 창단 멤버 하라다 고이치로, 쾰른음대 교수 미하엘라 마르틴, 비올리스트 막심 리자노프와 이마이 노부코, 마이클 울프 베를린음대 교수, 로버트 맥도널드 줄리어드음대 교수, 피터 프랭클 예일대 교수 등 해외 음악가와 국내 차세대 음악가로 손꼽히고 있는 강주미, 권혁주, 신현수, 김선욱 등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이 외에도 배우 안성기, 한국의 대표 발레리나 김주원 등 다방면의 아티스트가 이번 음악제를 위해 모였다.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번에도 많은 것을 준비했다. 저명 연주가 시리즈에 참여하는 음악가도 많아졌고, 정부의 지원을 받아 대형 음악공간도 마련했다.

▶춤을 주제로 펼쳐지는 국제적인 음악회=이번 대관령국제음악제의 주제는 ‘춤’이다. 춤을 주제로 한 만큼 춤곡이 주로 연주된다. 음악과 춤은 뗄 수 없는 관계. 춤은 음악과 함께해야 더욱 빛이 난다. 음악제에선 바르톡의 ‘루마니아 민속춤곡’으로 시작해 번스타인의 ‘춤 모음곡’, 허난설헌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담은 작곡가 박영희의 ‘초희와 상상의 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디타 2번 D단조 샤콘느 솔로와 무반주 첼로 모음곡, 쇼팽의 마주르카와 왈츠, 스트라빈스키의 ‘병사이야기’, 파야의 ‘사랑은 마술사’ 중 ‘불의 춤’ 등 춤과 연관된 많은 곡을 준비했다.

오케스트라가 함께하는 하이든의 ‘천지창조’는 대관령국제음악제를 여는 느낌으로 구성했다. ‘천지창조’를 통해 시작하는 느낌, 만물이 대자연 속에서 창조되는 느낌을 전해줄 예정이다.

이번 음악회에서는 춤곡과 더불어 특별히 발레공연을 한다. 발레만큼 클래식과 어울리는 춤도 드물다. 음악제에선 최근 국립발레단을 떠나 프리 선언을 한 김주원과 국립발레단의 이동훈이 고전발레 ‘지젤’의 파드되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수석이자 부부인 이리나 드보로벤코와 막심 벨로세르코프스키 두 사람도 대관령국제음악제를 찾았다. 두 사람은 쇼팽의 음악과 함께 발레공연을 펼친다.

이번 국제음악제의 주제가 춤이 된 것은 평소에 정명화 예술감독이 음악과 함께 춤에도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꼭 한 번 춤을 주제로 콘서트를 기획하는 것이 소망이었고 이번에 그것을 이루게 됐다.

정명화 감독은 “어떤 곡을 연주할 때 안무가 자연스럽게 상상되는 곡이 있다”며 “음악이 리듬과 흐름을 타는 것처럼 무용도 비슷하다”고 표현했다. 처음엔 음악과 발레를 두 부분으로 나눠 따로따로 공연하려 했다. 절반짜리 공연이 될 뻔했던 발레와 연주는 기술적인 문제로 한 무대에 서게 됐고, 1ㆍ2부 앞뒤로 발레 프로그램을 기획해 발레를 전체 프로그램 속에서 보여줄 수 있었다.

새로운 프로그램의 시도와 더불어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지난해에 비해 양적으로 많이 성장했다.

정명화 예술감독은 “지난해 알펜시아홀에서 공연했을 때 오케스트라의 현악기 숫자가 17명 정도로 적은 편성이었는데, 이번에 뮤직텐트로 가서 28명 정도로 40%가량 커졌고 브라스 퀸텟도 들어와 브라스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한 중요한 건 전세계 각지에서도 음악가가 하나둘씩 대관령을 찾는다는 점이다. 피아니스트 피터 프랭클, 비올리스트 막심 리자노프, 미켈란젤로 음악 4중주단의 비올리스트 이마이 노부코 등이 대관령국제음악제를 더욱 성대하게 꾸밀 예정이다.

유능한 젊은 음악가도 많이 찾아온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성시연 부지휘자,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ㆍ강주미, 피아니스트 김선욱 등 우리나라 차세대 음악가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대관령국제음악제의 예술감독을 맡은 두 사람. 정명화ㆍ정경화 자매.

▶공연만이 아닌 다양한 활동 벌이고 있는 음악제=뮤직텐트는 이번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공연 공간이다. 뮤직텐트는 1300석의 규모로 설계부터 지난 6월 준공까지 4년이 걸렸다. 지난해 12월 착공한 이 건물은 행사까지 공사를 마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일정에 맞게 완성해 관객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연면적 2500㎡의 이 야외공연장은 총 사업비 110억원이 들었다.

16일 동안 열리는 음악학교는 대관령국제음악제가 단순히 연주만 하고 떠나버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아티스트를 길러내는 장이라는 걸 보여준다. 떠오르는 연주자, 학생 음악회에서도 기성아티스트와 차세대 주자가 함께해 완성도 있는 교육도 펼칠 예정이다. 음악학교에는 12개국 140여명의 학생이 참가했으며, 현악 4중주단 2개 팀을 오디션으로 선발했다.

대관령국제음악제가 길러낸 아티스트로는 강주미, 제6회 주니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한 이상은, 올해 음악제에 아티스트로 참여한 리카 마사토 등이 있다.

예술감독 정명화를 비롯해 로버트 맥도널드 교수, 신수정 전 서울대 음대 학장, 피터 프랭클 교수 등이 교수진으로 참여했다.
 
대관령국제음악제가 열리는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의 알펜시아리조트에 설치된 뮤직텐트.[사진제공=대관령국제음악제사무국]

음악교육 외에 각종 기부사업도 펼친다. 사회공헌을 위해 H(High Contributor)석을 새로 만들어 좌석마다 20만원의 후원금을 받기로 했다.

후원금은 음악학교에 참가하는 140명의 학생을 위해 전액 장학사업 등에 쓰일 예정이다. H석은 이미 매진됐다.이 외에도 음악영화 상영, 미술ㆍ무용 등 인접 분야 강연, 배우 안성기의 ‘병사이야기’ 내레이션, 아티스트와 관객과의 대화 등도 준비돼 있어 다양한 활동으로 가득찬 축제가 될 전망이다.

<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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