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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연당한 사람들의 조찬모임
백영옥 소설...독자에게 위로가 될 레시피
 ‘실연당한 사람들이 아침부터 밥을 먹기 위해 모인다? 자살이라도 하려는 걸까? 죽기 전 최후의 만찬이라도 즐기려는 걸까? 하필 왜 아침 일곱 시라는 거지?’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자음과 모음. 2012)은 제목부터가 여러 의문을 갖게 한다. 책 속의 모임으로 들어가 보자. 아마도 '회원'들은 의외로 얼싸 안고 서로 감정을 격하게 공유할지도 모른다. 뭔가 있을 것이란 독자의 기대와 다르게 주인공 지훈의 눈에 비친 모임의 풍경은 이렇다.

‘조찬 모임에 모인 사람들 중 눈을 맞추거나 악수를 청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는 얼굴이 없다는 걸 확인한 후에야 생기는 안도감이 이곳을 조금씩 채우고 있었다.(…)하지만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이곳을 떠나는 사람이 더 많았다.’(본문중)

지훈과 같은 공간에 있는 또 다른 주인공 사강은 ‘실연당한 사람을 위한 레시피’를 보게 된다. 따뜻한 식전주, 햇볕에 말린 홍합과 신선한 들기름에 볶은 한우를 넣어 끓인 미역국, 내일의 달걀찜, 아침 허브와 레몬을 곁들은 연어구이, 봄날의 더덕구이, 미니꽃밥...이쯤 되니 이 모임에 대한 종잡을 수 없는 궁금증이 증폭된다.

백영옥의 이 소설은 2012년 3월부터 5월까지 인터넷 자음과모음 카페에서 연재 됐던 작품이다. 당시 독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다이어트 여왕> 후 3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은 이전 작품들과 달리 담담한 시선으로 전개된다.

주인공 지훈과 사강 그리고 미도. 이 세 사람의 서로 다른 시선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연애, 이별에 대한 묘사와 서술이 섬세하다. 균형과 긴장을 잃지 않는 작가 백영옥의 필치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실연.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익숙해지기 어려운 아픔이다. 열렬한 사랑을 하고 벗어나기 힘든 상실을 겪은 세 남녀의 이야기다. 작가는 ‘시련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헤어져야 만나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실연의 아픔을 참아내는 독자들에게 이 책이 위로가 될지 기대해본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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