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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토와 함께 한 우주로의 여행…디토 오디세이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디토가 연주하는 음악은 언제나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이다. 다양한 시도들로 관객들을 즐겁게 하는 디토의 리처드 용재 오닐의 기획력은 언제 봐도 놀랍다.

지난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디토 오디세이’도 관객들이 쉽게 접하지 못한 실험적인 클래식 콘서트의 모습을 보여줬다. 영상 연출과 DJ의 연주, 새로운 세계를 연상케 하는 음악 등 선곡부터 연주, 지휘자로 데뷔한 것 까지 새로움이 가득한 콘서트였다.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된 2012년 ‘디토 페스티벌’의 한 시리즈인 ‘디토 오디세이’는 지난달 30일 여수세계박람회에서의 공연을 마치고 두 번째로 선보이는 리처드 용재 오닐의 지휘자 데뷔무대였다. 이날 무대에서는 통영국제음악제 앙상블인 TIMF앙상블, 작곡가이자 디제이인 메이슨 베이츠,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정, 스테판 피 재키브, 첼리스트 마이클 니콜라스, 피아니스트 지용이 참여했고 더불어 더블베이스의 다쑨 장, 클라리넷의 김한, 오보에를 연주하는 함경이 관객들의 우주 여행을 도왔다.
디토 페스티벌의 ‘디토 오디세이’. 영상 연출, 클래식 앙상블과 함께 한 디제잉 등으로 국내 관객들이 쉽게 접하지 못한 새로운 시도들을 기획했다. [사진제공=크레디아]

1부에선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작품 95 ‘신세계로부터’ 2악장과 메이슨 베이츠가 작곡한 ‘리퀴드 인터페이스(Liquid Interface)가 연주됐다.

관객들에게 ‘신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비올라 활 대신 지휘봉을 잡은 리처드 용재 오닐은 마치 디토 오디세이의 여행자가 된 듯, 온 몸으로 앙상블을 지휘했다. 무대 뒷편 최종범의 화려한 영상연출은 관객들이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에 몰입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관객들은 용재 오닐의 동작 하나, 몸짓과 손놀림 하나에도 집중했다. 여행의 서막과도 같았던 곡의 연주가 끝나고 관객들은 용재 오닐의 인사에 박수와 함께 환호했다.

두 번째 곡은 ‘리퀴드 인터페이스’로 이번엔 디제이 메이슨 베이츠와 함께했다. 메이슨 베이츠의 작품 설명과 인사말이 담긴 영상이 끝나고 처음엔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하지만 나중엔 강하게 빙하가 갈라지며 녹는 소리와 함께 곡이 시작됐다. 악기 소리가 아닌 효과음으로 시작한 음악을 들으며 관객들은 어둠 속에서 숨죽이며 베이츠의 디제잉과 연주를 지켜봤다.

지구의 온난화를 다룬 이 곡은 빙하 소리 등 물의 변화무쌍한 소리들이 표현되기도 했고 클래식 연주가 아닌 스윙이나 재즈를 듣는 듯한 느낌도 들 정도로 대중적인 클래식곡이었다.

홀스트의 ‘행성’과 함께 한 2부는 진정한 우주로의 여행이었다. 도입부 ‘화성’으로 고조된 긴장감을 이어가며 ‘금성’과 ‘수성’에서 신비한 우주 세계에 빠져들었다. 관객들은 웅장하고 경쾌한 ‘목성’을 지나 ‘토성’에서 잠시 멀어진 지구를 되돌아 보며 옛 시대를 생각할 수 있었다. ‘천왕성’에선 우주가 보여주는 마법에 빠졌고 가사가 없는 신비한 여성합창단의 목소리와 함께 마지막 ‘해왕성’에선 우주의 심연으로 빠져들며 여정을 마무리지었다.

용재 오닐의 지휘가 끝나고 조명이 밝아올 때까지 관객들은 한참동안 침묵을 지켰고 용재 오닐의 인사와 함께 박수 갈채가 이어졌다.

마지막까지 용재 오닐은 관객에 대한 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앙코르 연주 대신 다문화 가정 아이들로 구성된 20여명의 오케스트라를 서툰 한국말로 소개하며 그들과 함께 ‘반짝반짝 작은별’을 편곡한 곡을 연주했고 이어 디토 앙상블의 멤버들이 다시 나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편곡한 곡을 함께 선보였다. 그의 이런 모습들은 하나하나 다큐멘터리로 제작될 예정이다.

디토 페스티벌은 앙상블 디토 시즌 6 리사이틀 ‘백야’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디토 페스티벌의 마지막 공연은 오는 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며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예프, 차이콥스키, 쇼스타코비치 등 러시아 작곡가들의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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