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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세계 200大 ‘미술큰손’살펴보니..루이비통,구찌,프라다 오너가
[헤럴드경제= 이영란 선임기자]세계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유력 수집가를 선정 발표해온 계간 미술잡지 ‘아트뉴스(artnews)’가 이번 여름호에서 ‘세계 200대 아트 컬렉터’를 선정발표했다. 200명의 아트 컬렉터는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근현대 미술품을 지속적으로 수집해온 인물들이다.

그런데 ‘세계 200대 컬렉터’ 중에 럭셔리(명품)패션 기업의 오너들이 일제히 올라 눈길을 모았다. 루이비통, 디올 등을 거느린 LVMH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을 비롯해 구찌, 입센로랑 등을 휘하에 두고 있는 PPR그룹의 프랑소아 피노 회장, 그리고 프라다를 이끄는 패션디자이너 미우치아 프라다가 포함됐다. 이들 가운데 아르노 회장과 피노 회장은 200대 컬렉터 중 최고의 큰손 10명(팀)을 선정한 ‘The Top 10’(톱10)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피아니스트 출신의 부인 헬렌 아르노와 함께 부부가 나란히 ‘톱 10’에 이름을 올린 아르노 회장은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대가 마크 로드코의 그림 앞에서 자신의 대외용(?) 포트레이트를 찍을 정도로 알아주는 미술품 수집가. 그는 최근들어 더욱 왕성하게 미술품을 수집 중이며 파리 볼로뉴 숲에 루이비통 미술관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 미술관은 프랑크 게리(건축가)가 아름다운 배 모양으로 설계했다. 

프랑소아 피노 PPR 회장은 구찌, 입센로랑 등 명품 패션브랜드와 세계적인 와인명가 ’샤또 라투르’, 세계 1위의 미술품 경매사 크리스티 경매 등을 이끄는 기업인. 그는 패션기업 경영은 각 브랜드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아트 비즈니스에 올인할 정도로 미술에 푹 빠져 있다. 각국의 미술잡지들이 선정하는 ‘세계 미술계를 움직이는 영향력있는 인물’에 늘 1~5위 내에 선정되곤 하는 ‘슈퍼 컬렉터’인 피노 회장은 크리스티를 인수했는가 하면, 2007년에는 초대형 다국적 갤러리(헌치 오브 베니슨)도 손에 넣었다. 

또 이탈리아 베니스에 두개의 현대미술관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궁전을 개조한 팔라조 그라시와 초대형 미술관인 푼타 델라 도가나(바다의 세관이란 뜻)가 그 것.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푼타 델라 도가나 미술관은 세관 건물의 리디자인을 일본 출신의 유명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맡았다.

프라다(PRADA)의 패션 디자이너 미우치아 프라다는 남편 파트리치오 베르텔리와 나란히 세계 200대 아트 컬렉터에 이름을 올렸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패션디자인의 영감을 전위적인 현대미술과 예술영화 등에서 얻을 정도로 문화예술 마니아이다. 그는 세계적인 유명작가가 이름을 얻기 전에 그 역량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전폭적으로 지지해, ’예술적 더듬이’가 남다른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현재 이탈리아 밀라노 인근에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와 손잡고 미술관 등이 포함된 복합 문화센터를 짓고 있다. 낡은 공장건물을 리노베이션해 미술관, 공연장, 아카이브, 수장고, 야외데크 등이 들어설 프라다의 이 아트센터는 향후 밀라노 지역을 대표할 복합예술공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세계 미술계를 쥐락펴락하는 슈퍼컬렉터 ’톱 10’에는 미국의 헤지펀드 투자자 스티브 코헌, 글로벌 화장품기업인 에스티 로더의 오너 로널드 로더(Ronald S. Lauder)부부, 카타르 국왕인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Hamad bin Khalifa Al Thani)가 이름을 올렸다. 로널드 로더는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대표작을 집중적으로 매입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 있다.

또 사모펀드계 거물인 레온 블랙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대표, 미국의 부동산 거물 엘 브로드 부부, 대만의 전자부품업체 야교(Yageo)를 이끄는 피에르 첸 등이 ’톱 10’에 선정됐다.

대만 야교그룹의 오너 피에르 첸은 아시아 컬렉터로는 유일하게 ’톱 10’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피에르 첸은 현존하는 미술가 중 세계적으로 가장 존경받고, 작품값도 매우 비싼 독일의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 ‘Aunt Marianne’을 런던 소더비경매에서 310만유로에 낙찰받아 큰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이 작품은 리히터의 회고전이 열릴 때마다 빠지지않고 포함될 정도로 리히터의 전반기 회화 중 핵심작으로 손꼽히는 그림이다.

이밖에 200명의 유력 미술품 수집가에는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데미안 허스트도 ’근현대미술품을 수집하는 컬렉터’로 이름을 올렸다. 그 자신 작품을 엄청나게 많이 제작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선후배 작가및 모던 페인팅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자원재벌이자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중국계 인도네시아 부호 부디 텍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유즈(Yuz)미술관을 오픈한 부디 텍은 내년에는 중국 상하이에도 미술관을 개관한다. 그는 한국 미술품도 수집한 바 있다.

또 세계적인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상속녀로 아칸소에 초대형 미술관을 짓고 있는 앨리스 왈튼(Alice Walton), 마이애미를 무대로 활동하며 유망 신예작가를 발굴 지원해온 루벨 부부(Mera and Donald Rubell), 시카고의 헤지펀드 시타델 대표인 케네스 그리핀 부부(Anne and Kenneth C.Griffin), 광고인 출신의 영국의 유명컬렉터 찰스 사치(Charles Saatchi)도 선정됐다. 미국 라스베가스의 카지노 재벌 스티브 윈, 중국 상하이의 유력 미술품 수집가 왕 웨이 부부(Wang Wei and Liu Yiqian), 스위스의 미디어 재벌로 현대미술 중에서도 아시아현대미술(한국미술 포함)을 수집해온 율리 지그(Uli Sigg)도 슈퍼 컬렉터에 선정됐다. 또다른 스위스 컬렉터로 중국 현대미술을 집중적으로 컬렉션했던 울렌스 부부(Myriam and Guy Ullens)도 이름을 올렸다.

200대 컬렉터 중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품 수집가 김창일 아라리오그룹 회장도 선정됐다. 이 조사에서 단골로 이름을 올려온 김 회장은 데미안 허스트, 키스 해링, 마크 퀸, 지그마 폴케, 트레이시 에민, 네오 라흐, 수보드 굽타 등 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수집해온 미술품 수집가다. 또 그 자신 ‘씨 킴’이라는 이름의 화가로도 활동 중이다.

아트뉴스는 1902년 창간된 미술잡지로 매년 수집가와 딜러, 경매 관계자, 큐레이터 등을 조사해 세계 200대 수집가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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