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인터넷방송 아프리카, 불법 승부조작 창구 역할?
축구, 농구, 배구를 넘어 야구와 경정까지 덮쳐버린 프로스포츠 승부조작 파문이 거세다. 검찰은 승부조작 사건 수사에 가속도를 내고 있지만 암암리에 자행되는 도박사이트를 통한 불법 베팅 현실은 여전하다. 이들 불법도박사이트들은 프로스포츠 승부조작의 창구 역할을 하며 몸집을 키웠다. 도박사이트뿐이 아니다. 프로스포츠를 중계하는 인터넷방송에서도 실시간 불법 베팅이 이뤄지며 그것을 조장하고 있는 온상으로 자리하고 있다. 개인방송운영자는 수십만 시청자를 상대로 철저하게 불법 베팅을 부추기고, 승부조작을 조장하는 밑거름을 자처한 상황이다.

먼저 스포츠토토에 따르면 모든 프로스포츠를 막론하고 다양한 베팅이 이뤄지는 불법 사설 베팅사이트에서는 경기 이후 승패와 점수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경기 도중 새로 개설된 항목을 중심으로 한 양자택일의 베팅 방식이 성행 중이다. ‘경우의 수’를 단순화하는 방법으로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이로 인해 중독자도 양산할 수 있는 방식인 셈이다.

이는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개인방송운영자에 의해 중계되는 실시간으로 각종 스포츠경기 중계를 보면서 대화창으로는 경기를 공유한 사람들과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모든 인터넷방송이나 인터넷라디오가 그러하듯 시청자들의 자연스러운 참여다.

그 대화내용을 살펴보면 경기에 대한 단순 응원, 방송을 자주 접하며 친밀해진 사람들간의 일상적 대화도 한켠을 차지하지만 빈번히 보이는 것은 불법베팅 결과에 대한 메시지다. 뿐아니라 아프리카에서는 개인중계자들이 불법베팅을 조장하고 심지어 불법도박사이트까지 소개하며 이를 부추기고 있다. 특히 유료회원들에게는 보다 구체적이고 자세한 베팅정보를 제공하며 특급대우를 해준다. 방송에 접속한 무수한 시청자들은 게임을 통해 실제로 돈을 걸고 돈을 따가게 된다.

불법 도박사이트는 더 하다. 전세계 모든 스포츠를 막론한 이들 사이트의 경우 국내에서만도 1000개 이상이 운영되고 있으며 ‘bet365.com’이나 ‘bwin’처럼 해외에서 운영되는 사이트의 경우 그 대상도 더 광범위해진다. 승패에만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그 베팅방식도 다양해 이들 사이트에서도 농구에서도 ‘첫삼’(첫 3점슛을 넣는 팀), ‘첫자’(첫 자유투를 넣는 팀) 등의 상황에 따라 베팅이 이뤄지며 배구에서는 서브 성공 여부, 디그 성공 여부에 따라 베팅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야구 역시 알려진 것과 같이 첫볼넷, 첫홈런 팀에 베팅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와 같은 방식이다.

경정이라고 다를 바 없다. 최근 적발된 불법 사설 베팅사이트의 경정법 위반 사례를 보면 브로커는 예상순위 정보를 빼내 경주권을 구매하고 불법사설 베팅사이트에서 활용했다. 경정의 경우 경주가 빠르게 진행되고 베팅 방식이 다양해 승부조작이 쉽지 않지만 배팅액은 무한정 치솟을 수 있으며 베팅방식을 자기들이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불법사설베팅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조작이 가능하다. 정보유출과 선수간의 협력이 바로 그것이다.

불법 도박사이트들이 곧 프로스포츠 승부조작의 온상으로 거론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불법 도박사이트는 결국 승부조작의 발원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하지만 이것이 사이트에 접속하는 일부 유저를 넘어 수십만 시청자를 상대로 하는 인터넷방송까지 침범한 이상 그 부피는 커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기에 빠른 대응이 절실하다는 데에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프로스포츠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은 20일 프로배구 선수의 불법 도박사이트 베팅 여부와 관련 “일부 선수가 베팅을 한 정황을 포착했다”면서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가 있는 남자 배구선수들에 대한 조사는 상당히 진척됐다. 이를 브로커 등에 대한 수사로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