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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작서 저예산까지…부산, 3D에 빠지다
[부산=이형석 기자] 300억원 제작비의 3D 무협영화 ‘용문비갑’을 제작 중인 중국의 거장 쉬커(徐克) 감독은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해 “3D는 영화의 주류이자 미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7000만원짜리 저예산 3D 영화 ‘물고기’로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비전’ 섹션에 초청된 신인 감독 박홍민은 “3D는 사실감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공간감을 비현실적으로 왜곡시킨다”며 “3D를 구도나 심도 같은 영화적 기호의 하나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10일로 개막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3D 입체영화가 주목할 만한 이슈로 떠올랐다. 올해 부산에 초청된 308편 중 3D 장편영화는 모두 8편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삼총사 3D’를 비롯해 폴란드의 대작 전쟁영화 ‘1920년 바르샤바 전투’, 중국 최초의 3D 애니메이션 ‘무림토끼’, 일본의 사무라이영화 ‘할복’, 독일 거장 빔 벤더스의 3D 다큐멘터리 ‘피나’ 등 장르와 국적이 다양하다.
한국 영화에선 최초의 시도가 잇따랐다. 1300만명 관객 동원 기록을 세웠던 ‘괴물’은 3D 날개를 달고 부활했다.
미국에선 17년 전 애니메이션인 ‘라이언킹’이 전무후무한 흥행 기록을 세운 가운데, 한국에서도 발 빠르게 ‘라이브러리 타이틀(기존 개봉작)’의 3D 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또 한국 영화로는 최초의 저예산 3D 장편영화 ‘물고기’와 ‘감’도 초청됐다.
부산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이제 3D 영화가 규모나 장르, 국적을 초월해 세계 영화계에서 일상화ㆍ대중화ㆍ보편화 경향에 있다는 것을 뚜렷하게 감지시켰다.
한국의 저예산 독립영화에 3D기술이 적용된 것도 놀랄 만하다. ‘물고기’는 실종된 아내를 추적해가는 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를 미스터리 형식으로 풀어간 작품으로,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들며 의식의 혼돈과 분열을 보여준다. 박홍민 감독에 따르면 이 영화는 보통 두 대의 카메라로 찍는 3D 촬영 방식이 아니라 하나의 보디 안에 두 개의 렌즈가 들어간 (저가의) 일체형 3D카메라로 찍었다. 저렴하고 성능 좋은 장비의 출현에 힘입어 상업영화뿐 아니라 저예산이나 예술영화에서 3D가 새로운 미학적 표현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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