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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권, 한목소리로 울릉도 방문 일본 의원 비난…“그런데 이재오만 살짝 다른 목소리?”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자민당 내 우익계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에 대해 우리 정치권도 한 목소리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외부성의 대한항공 탑승 불가 지침을 내린 후 촉발된 독도 문제가 8ㆍ15를 앞둔 시점에서 다시금 쟁점화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번은 분위기가 지금까지 일본의 독도 시비걸기 때와는 조금 달라 보인다.

여전히 친일과 일제 잔재 청산은 국내 정치권에서 민감한 문제다.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은 한국민의 애국심과 함께 반일 감정을 자극한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의 이번 사태에 대한 반응 중엔 과거 박정희 정권의 잘못된 한일협정 체결이 현재 독도분쟁의 빌미가 됐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22일 ‘열린 독도아케데미 20주기 개교식에 참석해 “논리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세계에서 활약하고 사이버 공간에서 일본의 논리를 무력화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지킨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의 독도 침탈에 맞서 여러모로 노력을 기울이지만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민간외교 차원에서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으며, 그들을 `노이즈 마케팅‘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줘서는 안된다”고 말해 독도문제 대응 자세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또 “야당인 자민당 소속 의원 4명은 고의로 갈등을 조장해 정략적 득실을 도모하려는 갈등의 정치술”이라며 “그들에게 한일간 독도 갈등은 자신들의 정략적 이득을 챙기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국회 독도수호대책특위 위원장인 강창일 민주당 의원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울릉도 방문계획을 밝힌 4명의 일본 자민당 의원들을 향해 “넋나간 사람”, “정치쇼”라는 표현을 동원해 맹비난했다.

변웅전 자유선진당 대표도 당 회의 석상에서 “독도를 겨냥한 일본의 어이없고 뻔뻔한 수작이 보이는 행동”이라며 “자유선진당에서는 그들이 마음대로 돌아다니도록 좌시할 수 없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이런 정치인들의 일본 의원들에 대한 비난 중 유독 눈에 띄는 것은 다름 아닌 이재오 특임장관의 발언이다. 그의 발언은 비단 일본 의원들을 향한 것만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0일 국회서 열린 강연 자리에서 독도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5ㆍ16군부가 60년대 한ㆍ일 협상을 하면서 일본에서 차관 5만불을 얻기 위해 독도 평화선을 내주게 됐다”며 “5ㆍ16 군부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독도 문제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쿠테타를 일으킨 세력들”이라고 규정하고, 이들의 한일 협정이 독도 영유권 분쟁의 씨앗이라고 밝힌 셈이다.

이 장관은 지난달에도 트위터에 1964년 한일 회담 문제로 박 전 대통령을 공개비난한 바 있다.

유력 차기 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입장에선 이같은 문제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정치권은 이같은 이 장관의 발언이 영토 수호의 목적과 함께 당내 경쟁 관계에 있는 박 전 대표에 대한 강한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박 전 대통령의 일본 관련 문제를 제기해 이를 박 전 대표의 취약점으로 부각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결국 어떤 의도를 갖고 있든 이같은 발언들은 이 장관의 당 복귀를 앞둔 시점에서 다양하게 해석될 수밖에 없다.

여권 관계자는 “이 장관이 당 복귀 전 박 전 대표와 긴장 관계를 사전에 조성하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박정민 기자@wbohe> boh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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