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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군사위성 발사 ‘마무리 단계’…“강행 시 한미일 공조 한층 탄력”
北, 위성 발사 마무리 단계 정황 사진 포착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와 사실상 같은 기술
“UN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 국제사회 비판
3국 공조 외 서방 독자 제재 강화 등도 전망
정부 “강력히 경고…발사하면 응분의 대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찰위성 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7일 보도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북한이 이달 31일부터 내달 11일 사이로 예고한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점차 가시화하면서 한미일 3국의 대북 공조 역시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북한의 위성 발사가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와 사실상 같은 기술을 활용함에 따라 국제사회의 비판 목소리도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중국과 러시아의 낮은 제재 동참 가능성으로 실효성 있는 대북 압박은 요원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30일 북한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 발사장과 인근에 새로 건설 중인 제2발사장에서 로켓 장착 역할을 하는 이동식 조립 건물이 발사대와 가까이 맞닿은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앞서 예고한 군사정찰위성 발사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VOA는 민간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전날 촬영한 위성사진을 인용해 이같이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2016년 ‘광명성’ 로켓 발사 당시에도 이와 같이 이동식 조립 건물을 발사대와 밀착시켰었다고 부연했다.

북한은 이번 위성 발사를 통해 현재 부족한 감시정찰 자산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일차적인 목적은 군사 정찰 위성으로, 그들이 지금 하고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장거리 로켓의 실험용은 아니라고 본다”며 “북한이 가장 부족한 게 정찰 감시정찰 자산이기 때문에 군사 위성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오는 31일 0시부터 내달 1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는 통보를 일본 정부에 전달한 가운데 지난 2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남측 대성동 마을 태극기와 북측 기정동 마을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다. [연합]

하지만 북한이 예고한 위성 발사에 필요한 기술은 사실상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같다. 때문에 국제 사회는 북한의 이번 위성 발사 예고에 대해 강력한 제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는 전날 3자 유선협의 후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어떤 발사도 다수의 유엔(UN)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불법행위”라며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위성 발사 시 한미일 3국의 대북 공조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에 따라 북한과 중국·러시아의 관계 역시 공고화해 질 가능성이 큰 만큼 유엔 안보리 차원의 실효적인 제재는 어려울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시간에 쫓기는 것 같고 김정은의 명령 이행을 위해서 지금 서두르는 것 같다”며 “북한의 예고 후 누리호는 발사됐고, 그사이에 워싱턴 선언과 기시다 일본 총리의 방한, 히로시마 G7과 한미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이 지금 진행이 되고 있어 뭔가 존재감을 보여줘야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악수하고 있다.[연합]

조 위원은 “한미일 공조는 탄력을 받겠지만 북한의 행동을 통제하는 건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 동의 가능성이 작아 북한을 압박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한미일의 대응은 프놈펜 성명에서 합의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의 제도화를 우선 조치할 것”이라며 “군사적 조치와 함께 UN 안보리 소집 요구를 하고 거기서 부결이 된다 하더라도 북한의 불법성을 명확히 부각하고 안보리 차원의 추가 제재가 어렵다면 서방 국가들의 독자 제재 강화 등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앞서 일본 해상보안청은 전날 북한 측으로부터 이달 31일 0시부터 내달 11일 0시 사이 위성을 발사하겠단 통보를 받았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국가안보실로부터 북한의 ‘위성 명목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계획’과 관련한 보고를 받았고, 국가안보실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다.

외교부는 NSC 상임위 직후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는 북한이 역내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을 예고한 것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며, 불법적 발사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이 끝내 발사를 강행한다면 그에 대한 응분의 대가와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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