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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타버스 저무니 ‘가상 토지’도 헐값…“반의 반값도 안돼”
올해 IT업계 화두는 단연 챗GPT등 대화형 인공지능(AI)
시장, “메타버스, 코로나 팬데믹 기간 과대평가”
디즈니, MS 등 정리해고에서 관련 부서 해체 가속
사명까지 바꾼 ‘메타’는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 지속
‘디센트럴랜드’라는 가상세계에서 사용자들은 실제 돈을 들여서 디지털 토지와 부동산을 구매했다. [디센트럴랜드 캡쳐]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최근 미국 기술기업들의 화두는 단연 챗(Chat)GPT를 위시한 인공지능(AI)이다. 불과 2년 전 메타버스(확장 가상 세계)의 자리를 완벽하게 대체한 듯 싶다. 메타버스 인기가 저물면서 사용자가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가상 ‘토지’ 가격도 동반 추락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디센트럴랜드나 샌드박스와 같은 회사들의 가상 토지 판매를 추적한 위메타(WeMeta)의 데이터에 따르면 디센트럴랜드의 1㎡당 평균 가격은 1년 전 약 45달러(약 5만8000원)에서 5달러로 반의 반의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또, 디지털 영역의 사용자를 추적하는 사이트인 DCL 메트릭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디센트럴랜드의 활성 사용자수를 집계한 결과 25%가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메타버스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사라지고 이에 따라붙던 광고 역시 한산해졌다는 것이 시장의 전반적 평가다.

콘텐츠기업과 빅테크들도 메타버스 관련 업무를 급격하게 축소시키고 있다. 월트디즈니는 메타버스 전략을 개발하던 부서를 폐쇄했다고 이번 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 2017년에 인수한 소셜 가상 현실 플랫폼을 최근 폐쇄했다.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미련없이 접을 수 있는 이유는 쉽게 말해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수 천 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와중에 수익 창출에 기여하지 못하는 메타버스는 정리 1순위에 꼽힐 수 밖에 없다.

스캇 캐슬러 써드브릿지그룹 애널리스트는 “AI에 대한 투자는 단기간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당장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메타버스는 도무지 언제쯤 수익 창출을 위한 임계점을 지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진단했다.

메타버스에 영감을 받아 사명까지 ‘메타’로 바꾼 메타(Meta·페이스북)도 투자자와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벌여왔다.

[로이터]

지난해 마크 저커버그 CEO가 메타버스 구축을 위해 계속해서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고 밝히자 주가는 역사상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 3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투자자들마저 등을 돌리자 결국 올해는 저커버그도 두 손을 들었다.

저커버그는 올해를 ‘효율성의 해’라고 선언하며 지난해 해고된 1만1000명에 더해 1만명을 추가로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감축 대상 부서에는 메타버스를 개발하는 리얼리티랩(Lab)도 포함됐다. 이처럼 메타버스를 배척하자 메타 주가는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메타는 다른 기업과는 달리 ‘메타버스는 여전히 차세대 대세’라는 믿음을 완전히 놓지 않았다.

이날 메타 소셜미디어 담당 임원인 닉 클레그는 가상 워크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흰색 와이셔츠와 파란색 블레이저를 입은 아바타로 등장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메타버스를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레그는 “언젠가는 메타버스가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플랫폼에서 수익 창출에 큰 효과를 불어넣었던 광고와 커머스를 메타버스에도 적용하겠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해서 매우 구체적이고 개인화된 광고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비교적 메타버스를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게임이나 피트니스 분야를 넘어서 교육과 의료 영역도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클레그는 “이 분야에 메타버스를 개발하는데 연구자, 시민 단체, 기업을 참여시켜서 독창적이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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