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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발호재 노리던 ‘구축 몸테크족’...집값 하락·난방비 폭탄에 냉가슴’
집값 오르기 기대하며 실거주
시장침체·불확실성 겹쳐 이중고
구축 매매가격지수도 96.2 ‘뚝’

주택 시장의 침체 속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몸테크족이 유독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몸테크족은 향후 재건축·재개발, 인근 개발 호재 등을 통한 집값 상승을 바라보며 낡은 집 실거주를 감수해온 이들이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에 찬바람이 불자 불편한 주거환경에 더해 시장 침체까지 겹쳐 이중고에 빠진 상황이다.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는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모두 하락한 가운데 지은지 2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서울 20년 초과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월 기준 105.1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내리다가 하반기 들어 하락세가 빨라져 11월에 100선이 무너졌다. 11월 기준 99.4, 12월 기준 96.2를 각각 기록했다. 연초 대비 연말까지 8.9포인트나 떨어진 셈이다. 서울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월 기준 103.5에서 12월 96으로 7.5p 하락했다.

이같은 구축의 집값 하락세가 지난해 본격화하기 이전 몸테크 열풍 현상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2021년 4월 말 주요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압구정동·여의도동·성수동·목동 일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효 후에도, 이 중 상대적으로 시세가 낮은 목동 신시가지 단지에서는 거래가 급증한 바 있다. 이어 같은해 10월에는 서울의 빌라(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이 2433건으로 아파트(1223건)의 2배 수준이었는데, 당시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아파트 분양과 매매 대신 빌라 재개발을 노리는 몸테크족이 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노후화된 주거 환경에 시장 불확실성까지 겹치자 ‘버티기’ 난이도는 한층 높아지고 있다. 최근 잇따르는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에도 집값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사비와 금리 인상 여파로 오히려 재건축에 뒤늦게 나선 단지는 하락 거래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몸테크 중인 집에 세를 주고 갭투자로 넘어가기도 쉽지 않다. 고금리에 전세 수요는 줄어 세입자 구하기가 어렵고, 전셋값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20년 초과 아파트의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월 기준 103.7에서 12월 기준 92.7로 1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상황이 이렇자 한동안은 몸테크족 유입이 잠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 “아파트 가격 상승 시기에는 몸테크에 뛰어드는 이들이 상당했지만 시장 하락기에는 당분간 그런 현상이 주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투자 가치가 큰 지역에서는 몸테크족 유입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은결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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