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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 방위산업 팩트체크를 마치며 [OK, K-방산 ⑤]
영국·미국 현지에서 직접 취재
방산·학계·정부 관계자들에게 의견청취
지난 9월 영국 베드퍼드셔에서 열린 DVD박람회에서 한국의 K9A2 자주포가 기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프로파일럿팀]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처음 의뢰가 들어왔을 땐, ‘어?’하면서 놀랐어요. 그런데 점점 늘더라고요. 폴란드·영국·호주… 올해만 해도 몇 나라를 갔는지 모르겠어요.”

지난 9월 영국의 베드퍼드셔, 영국군이 진행하는 방산 박람회 DVD가 끝난 후였다. 대한민국 방산기업 한화 디펜스가 현지 업체들과 ‘팀 썬더(Team Thunder)’라는 팀을 꾸려 K9A2 자주포를 선뵌 후였다. 모두 떠난 부스에 선글라스를 쓴 한 동양인 남성이 남아서 대한민국 K9A2 자주포 모형을 포장하고 있었다.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한국인이었다. 전시 관련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화 K9 자주포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가고 있다”면서 “최근 수익도 늘고 한국 방위산업도 주목받으니까 겹경사가 온 것처럼 기쁘다”라고 말했다.

한국 방위산업(K-방산)이 가는 길에는 새로운 특수가 생기고 있다. 한국 무기체계를 선보이는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출 후에는 무기체계를 운반하는 과정에서, 그 후에는 무기체계를 유지보수 과정에서도 추가적인 생산 효과가 발생한다. 길병옥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교수는 “방산에서는 에프터마켓 시장도 큰 규모를 차지한다”면서 “최첨단 기술이 들어가기 때문에 고장이 생겼을 때는 제작업체가 수리도 도맡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무기체계 수출이 ‘다른 수출’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선 한 무기체계 수출을 계기로 또 다른 무기체계 수출의 물꼬를 틀 수 있다. 취재현장에서 만난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폴란드가 이번에 17조6000억원(약 124억 달러)이 넘는 한국 무기 도입체계 계약을 체결한 것은 앞선 무기 수출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만난 폴란드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을 ‘납기의 나라’라고 부른다고 했다. 무기체계를 판매하는 데 계획한 시점을 온전히 맞추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는 것이다.

무기체계 수출은 완전히 다른 분야에서 수출로 이어지기도 한다. 폴란드의 경우가 그렇다. 폴란드는 무기 수출을 통해 한국과 경제적인 교류를 추가로 맺고 싶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헤럴드경제는 지난 8월부터 K-방산의 현주소를 담기 위해 국내와 국외 취재 현장을 누볐다. K 방산의 ‘스테디셀러’ K9 자주포를 보러 영국의 베드퍼드셔, 해외 선진 방산업체들에게 K 방산의 미래를 들으려 미국의 록히드마틴사를 찾았다. 국내에서는 군사전문가와 시험비행 조종사, 해외 귀빈을 만나기 위해 대전과 울산, 경남 사천을 찾았다.

현장에서 만난 한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불가능한 것을 해냈을 때 오는 쾌감을 방산 수출을 하다 보면 느낀다”라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이뤄온 결과들이 하나하나 따져보면 다들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던 것들이다”라고 말했다.

올 2022년은 한국 방위산업(K-방산)의 해였다. K-방산은 올해 역대 최고인 170억 달러(약 24조1000억원) 수주 기록을 달성했다. 먼 동유럽 땅의 폴란드, 중동의 이집트와 UAE, 오세아니아의 호주에까지 K-방산 기업과 정부는 무기체계를 선뵀다.

대한민국은 6·25전쟁 당시 소총 하나 만들지 못하던 나라였지만 이제는 2027년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향후 5년 뒤 ‘세계 방산 4강’의 꿈을 향해 뛰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불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별취재팀=신대원·김성우 기자, 우원희·박정은·김정률 PD, 이윤지 디자이너

*본 기획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취재·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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