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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난데없는 ‘당대표 조건’ 논란...‘MZ 없는 MZ 대표론’ 비판도 [정치쫌!]
안철수·유승민, ‘MZ세대 적합한 당대표’ 자기 어필
‘윤핵관’ 김기현·장제원 “어떤 의도인지 이해 안 가”
與, 정작 2030 지지율에선 약세...정쟁 활용 비판도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공부 모임인 '국민공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첫 모임을 가진 가운데 김기현 의원과 장재원 의원이 악수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띄우고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키운 ‘MZ 대표론’ 여진이 거세다. ‘한동훈 차출론’으로 이어진 해당 발언은 이제 주요 당권 주자들의 토론 소재로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MZ 대표론’의 당사자인 2030 청년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정치 무관심 비율’이 높아 이들 주자가 ‘MZ 대표론’을 ‘자기 어필’ 소재로 활용하는 데 급급한 거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당 지도부 ‘한마디’에…與 당권 주자들 ‘한마디 보태기’ 경쟁

‘MZ 대표론’에 가장 먼저 반응한 당권 주자는 윤상현 의원이었다. 윤 의원은 지난 5일 ‘MZ 대표론’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주 원내대표의 눈에 성이 차지 않는 저도 성에 찰 때까지 더 노력하겠다”고 호응했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대구 경북 언론인 모임에서 차기 당 대표에 대해 “MZ세대에게 인기가 있는 대표여야 하고 공천에 휘둘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공천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정 비대위원장도 “차기 지도부가 상식과 공정, 정의의 가치를 바탕으로 시시비비를 가려내는 MZ세대와 젊은 세대에 공감하는 지도부가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비윤계’ 대표격인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 7일 ‘MZ 대표론’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당대표 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유 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MZ 대표론에 맞는) 당권 후보가 저밖에 더 있느냐”며 “주 원내대표가 (차기 당 대표는) MZ세대, 수도권에서 지지를 받아야 된다(고 말했다). 웬일로 주 원내대표가 저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시는가 싶다”고 말했다.

안 의원도 지난 8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부산 지역 언론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안 의원은 “전당대회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을 40% 이상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이번에 선출될 국민의힘 대표는 변화를 상징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 중도층과 2030, MZ세대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제가 그런 당 대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일각에선 ‘MZ대표론’ 경계…지도부 VS 윤핵관 기싸움

일각에선 ‘MZ대표론’에 치중했다가 자칫 전체 국민의 지지율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계 섞인 발언도 이어졌다. 또다른 대표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지난 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수도권에서만 어필하면 전국 정당이 되느냐, MZ세대만 얻으면 전국 정당이 될 수 있는 거냐. 전 국민을 상대로 지지층을 확보하고 전 지역을 상대로 지지층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정 지역만 지지받으면 된다, 특정 계층만 지지받으면 된다는 건 매우 협소한 의견”이라며 사실상 주 원내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원조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도 김 의원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장 의원은 지난 7일 친윤계 공부모임 ‘국민공감’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주 원내대표가) 어떤 의도, 어떤 생각으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질타했다. 정 비대위원장을 향해서도 “비대위원장께서 이런 저런 후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말씀하시는 것도 부적절하다”며 “전당대회 심판을 보는 분이지 않냐. 그 분이 기준을 만드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여당 내에서 ‘윤심’이 모였다고 평가되는 유력한 당권 후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김 의원을 관저로 불러 만찬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게다가 장 의원과 김 의원이 김 의원의 요청으로 지난 6일 30분간 회담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김장연대’가 사실상 형성된 거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 비대위원장이 장 의원의 해당 발언을 두고 지난 7일 “심판이기에 당연히 해야 하는 이야기이지, 심판이라 하면 안 되는 말이 아니다”고 맞불을 놓으면서 ‘여당 지도부’ 대 ‘원조 윤핵관’이라는 신경전 기류가 형성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우스카페에서 열린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의 '정치를디자인하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사자인 ‘MZ세대’는 시큰둥…이준석 “MZ세대 용어 없애야”

정치권이 연일 ‘MZ 대표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MZ 없는 MZ 대표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6~8일 3일 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현재 지지하는 정당’을 조사한 결과 ‘무당층’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30 세대가 가장 많았다. 18~29세 중 43%가 ‘무당층’이라고 답했고, 30대(33%), 40대(23%), 50대(21%)가 뒤를 이었다. ‘무당층’은 ‘정치적 무관심’ 집단으로 풀이된다.

18~29세의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28%, 더불어민주당 24%였다. 해당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근소한 차이로 앞선 셈이다. 30대의 경우 민주당이 36%를 기록하며 국민의힘(24%)을 큰 폭으로 앞질렀다.

이준석 전 대표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젊은 세대에 대한 접근은 MZ세대라는 정체불명의 용어를 없애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작심비판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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