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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크롱도 외쳤다, 외교 해빙의 주문 ‘디어 조’(Dear Joe)
마크롱, 美佛 정상회담 기자회견서 바이든 향해 ‘디어 조’
포스트 트럼프 시대 메르켈·폰데어라이엔도 ‘디어 조’
외교 해빙의 신호…IRA 둘러싼 갈등 고조 막아
1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프랑스 대통령이 건배를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난 1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진행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기자회견. 바이든 대통령의 모두 연설에 이어 자신의 순서를 맞은 마크롱 대통령은 이렇게 운을 뗐다. “감사합니다 대통령, 친애하는 조(Mr. President, dear Joe). 부인 친애하는 질(Madam, dear Jill, 질 바이든 여사)”.

공식 석상에서 상대 대통령의 이름을 부르며 ‘친애’를 표시하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친애하는 조’가 유독 특별하게 들리는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 당시 기자회견에서 그를 ‘바이든 대통령’이라고 불렀고, 이것이 공개 석상의 통상적 호칭이다.

세계 최강국 미국의 대통령을 향한 마크롱 대통령의 애정어린 호칭은 과거 한 인물을 떠올리게한다. ‘독일판 철의 여인’이자 지난해까지 16년간 독일 총리를 지낸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마크롱은 바이든을 향해 ‘친애하는 조’라고 불렀다”면서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미국과 동맹국 간의 관계가 어느 정보 해빙이 필요했던 포스트 트럼프(도널드 트럼프 전 정권 이후)시대 초기에 바이든에게 종종 그 별명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친애하는 조’는 국제 외교에서 ‘마법의 주문’과도 같다. 경색된 국제 관계를 ‘해빙’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서 ‘친애하는 조’는 그 효과를 톡톡히 발휘했다. 메르켈 전 총리도 그랬다.

지난 7월 메르켈 전 총리는 백악관을 찾았다. 트럼프 전 정부를 거치며 고조된 미국과 유럽 간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향)으로 외교 단절까지 장기화되고 있던 시절이었다. 회담은 화기애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과 온건한 관계를 다시 시작하길 바랬고, 그것은 메르켈 전 총리도 마찬가지였다.

메르켈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수 차례 ‘친애하는 조’라고 불렀다. 그는 “독일의 관계가 다시 깊어지길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WP)는 “메르켈 전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이후 미국과의 긴장된 관계를 회복하려는 그녀의 열망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같은 해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미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하며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에 오를 때도 ‘친애하는 조’는 존재감을 뽐냈다.

지난해 7월 백악관에서 (왼쪽부터)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AP]

벨기에 브뤼셀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맞이한 우르줄르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그에게 “대통령, 친애하는 조. 우리는 브뤼셀에서 당신을 환영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약화된 유럽과 미국 간의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일 때였다.

AP는 당시 분위기에 대해 “중국과의 관계, 미국의 관세 문제 등으로 미국과 유럽 간의 긴장이 고조됐던 때”라며 “집행위원장의 ‘친애하는 조’인 바이든은 몇 시간 동안의 잡담과 어설픈 팔꿈치 부딪힘, 가족 사진 등에 세계 동료를 참여시켰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친애하는 조’도 정상회담 전 얼어붙는 듯 보였던 미국과 프랑스, 더 나아가 미국과 유럽과의 관계가 더이상 경색국면에 이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바람이 담긴 신호다. 혹은 이날 회담에서 그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기대 이상의 ‘답’을 들었다는 뜻일 수도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미국에만 보조금 혜택을 주는 이 법이 자국 산업에 큰 피해를 안기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IRA는 프랑스 업계 사람들에게 아주 공격적”이라고 했다.

1일(현지시간) 함께 백악관을 걸어가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뒷 모습[AFP]

정상회담 후 바이든 대통령은 IRA의 결함을 인정하며 수정 의사를 밝혔다. 그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3600만달러 규모의 법안을 처리하다 보면 조정이 필요한 결함(glitches)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국가들이 근본적으로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미세한 조정 방안들(tweaks)이 있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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