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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리금 보장형 ‘비상’...비보장형 ‘마이너스’
퇴직연금 3분기 수익률 분석
1위 수익률 2.95%...원리금보장형
수익률 상위권 싹쓸이...손실도 제로
비보장형 최저 수익률 -21.16%
“임금 상승률·근속 따져 상품 선택”

올 한 해 계속된 약세장 탓에 낮은 수익률로 괄시를 받던 원리금 보장형 퇴직연금 상품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고수익을 안겨줬던 원리금 비보장형 퇴직연금 상품 등이 큰 폭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서다.

2일 헤럴드경제가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공개된 올 3분기 증권·보험사 및 은행의 퇴직연금 상품 유형별 1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상품은 수익률 2.95%의 한국포스증권 ‘개인IRP형 원리금 보장’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한화투자증권 확정기여형(DC) 원리금 보장(2.43%) ▷한화투자증권 개인IRP형 원리금 보장(2.39%) ▷KB증권 DC 원리금 보장(2.27%) ▷케이디비생명보험·한화손해보험 DC 원리금보장(2.19%) ▷신한투자증권·KB증권 개인IRP형 원리금 보장(2.18%) 등의 순이었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상품 모두 원리금 보장형 상품인 셈이다.

국내 퇴직연금 상품 총 적립금 300조원(2021년 기준) 중 171조5000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확정급여형(DB) 상품 중에선 현대차증권 DB 원리금 보장 상품이 수익률 2.04%로 1위를 차지했고, ▷미래에셋생명보험 DB 원리금 보장(2.03%) ▷롯데손해보험 DB 원리금 보장(2.02%) 상품들이 2·3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목할 점은 원리금 보장 상품들 가운데엔 운용사를 불문하고 DB·DC·개인IRP형 전 상품에서 손실을 입은 경우가 없었다는 점이다.

반면,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수익률은 원리금 보장 상품들과 분위기가 대조적이었다. 푸본현대생명보험과 하나은행의 DB 원리금 비보장 상품만 각각 1.38%, 1.3%의 수익률을 거뒀을 뿐, 나머지 원리금 비보장 상품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비보장 상품들 가운데 DC·개인IRP형은 롯데손해보험이 운영하는 각각의 상품(-8.81%, -8.95%) 수익률이 그나마 나은 수준이었고, 최악의 경우 수익률이 -21.16%(광주은행 개인IRP형)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DB형은 회사가 근로자의 퇴직금 재원을 금융기관에 적립해 운용하는 방식이며, 개인IRP형은 퇴직급여를 개인적으로 적립하는 개인연금의 성격을 띠고 있다. DC형은 DB형과 개인IRP형을 절충한 형태로, 회사가 근로자 임금 일부를 적립하고 나머지는 가입자 개인이 운용하는 형태의 상품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올 한 해는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상품의 경쟁력이 두드러진 상황이었다”며 “장기 저금리 기조로 퇴직연금의 실효수익률이 1%대에 불과했던 상황 속에서도 고객에게 중장기상품을 적극 제안, 장기물과 단기물의 차이만큼 초과수익을 제공하는 전략으로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기업 이익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회복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최근 금리가 오른 만큼 1년만기 예적금에 주로 투자된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이 높은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수익률만 보고 퇴직연금을 가입하거나 ‘환승’을 시도하기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꼼꼼히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금감원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회 초년생 직장인은 승진 기회가 많고 임금 상승률이 높으며, 장기근속 가능한 근로자나 자신이 ‘안정성’을 지향한다면 DB형 퇴직연금에 가입할 것을 권유했다. 이와 반대라면 DC형 가입으로 얻는 이익이 더 크다는 말도 덧붙였다. 여기에 DB형 가입자가 DC형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만큼, 임금피크제를 앞두고 있는 근로자라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기 전에 DC형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도 덧붙였다.

금감원은 “주택 구입자금 마련 등을 위해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해 중도인출을 할 수 있지만, 퇴직연금 적립금은 노후대비를 위한 주요 재원”이라며 “DC형으로 전환한 이후에는 다시 DB형으로 복귀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히 결정해 달라”고 강조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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